스포츠종합

[스포츠산책]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기사입력 [2019-07-01 09:44]

KBO 리그 최초의 비선수 출신 1군 선수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LG트윈스의 한선태이다. 그는 중학교 3학년 시절 야구를 처음 접했다. 그리고 야구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2009WBC라고 한다. 보통 초등학교 3~4학년부터 입문을 하는 게 일반적인데 그는 일반 학생으로 부천공고에 진학해 야구 선수의 꿈을 뒤늦게 품에 안고 인근 부천고 야구부에 노크를 했지만, 역시 돌아오는 대답은 ‘No!’ 였다. 이유는 기술적인 면을 그렇다 치더라도 기본 체력이나 훈련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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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출 신화 한선태 선수의 데뷔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이후 SBS ESPN 주최의 프로그램 나는 투수다에 출연하였고, 고교 졸업 후 고양 원더스 비선출 선수 모집 테스트에서 2회 탈락 후 세종대 야구부에 입단했지만, 기대와 이상의 괴리로 한 학기 재학 후 군 복무를 시작했다. 2017년 독립야구 리그 소속 팀인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하여 활약하면서 야구를 지속했고, 2018년에는 그 능력을 인정받아 일본 독립야구 소속 팀인 도치기 골든 브레이브스에도 정식 입단하게 되었다. 이후 이런 경험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국 프로야구 리그에 대한 도전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일본에서 김무영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급성장한 그는 더 큰 무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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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1군 마운드에서 기도하는 한선태 선수

  

2018년 비선출 선수의 KBO 리그 도전이 가능하도록 만든 규약에 의해 도전을 했고, 그는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LG트윈스 구단에 10라운드(전체 95번째)로 극적 지명을 받았다. 비록 3천만 원의 계약금으로 입단을 했지만, 그에게는 돈보다 값진 정식 프로팀 입단이라는 꿈을 이루었다는데 의의를 갖기에 충분했다. 매년 10개 구단에서 100여 명에 신인선수들이 지명을 받지만, 선수 출신 지원자만 1,000여 명 정도가 되기 때문에 선수 출신도 쉽지 않은 것이 신인 드래프트이기 때문이다. 의외의 지명에 한선태 선수를 인터뷰한 내용이 있는데 그는 단 한번이라도 프로 마운드에 서 보는 게 꿈이라고 대답했다. 그만큼 그에게 있어 야구는 인생의 전부가 되었고, 가슴 뛰는 꿈이라는 절실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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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아웃에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한선태 선수

 

부푼 꿈과 함께 우선 육성선수 신분으로 시즌을 시작하게 된 한 선수는 퓨처스리그 엔트리에 등록을 시작으로 2군 경기에 정식 등판하게 된다. 1군에 콜업 되기 전까지 퓨처스리그 19경기에서 25이닝을 소화하며 112홀드 평균자책점 0.36을 기록하여 류중일 감독과 최일언 코치는 그에게 1군 무대 기회를 결정하게 된다. 육성선수가 1군 투수 코치의 지도를 직접 받는 보기 드문 일도 생기고, 선수 출신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직구 속도나 변화구에 대한 부분도 가능성을 보았다고 코치들은 평가하였다. 결국 625일 역사적인 첫 프로 무대 데뷔전을 치루었고, 많이 긴장되었겠지만, 그는 1이닝을 잘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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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가슴 뛰는 국기에 대한 경례

  

데뷔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보기 드문 비선출 선수의 등장에 당일 많은 관중들은 기립 박수로 그를 맞이해 주었고, 감격스런 데뷔전에 10개 구단 모두가 큰 관심을 가졌다. 말 그대로 감동이다. MLB를 호령하고 있는 류현진 선수처럼 대단한 업적을 만들고 있는 것도 아니고, 프로 무대 첫 데뷔전을 치른다는 것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응원이 쏟아질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도 팀의 중간계투 요원으로 첫 삼진, 첫 삼자범퇴 등 새로운 기록들을 연일 써 내려가고 있다. 요즘 국내 프로야구 리그가 수준 이하라는 오명을 가지고 관중 유입이 감소되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 야구리그에도 큰 변화를 기대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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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는 한선태 선수

  

이는 정말로 우리 사회에 많은 영향을 주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연습생 신화의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비선출 선수의 1군 데뷔는 역사적으로 처음이고, 그 과정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는 점이다. 꿈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 준 한선태 선수와 편견없이 실력으로 1군의 기회를 준 LG트윈스 구단에 개인적으로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야구계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엄청난 나비효과를 만들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현장에서의 역사적 사건이 우리 사회에게도 이렇게 성실하게 열심히 노력하면 공정하게 기회를 주는 행복한 곳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진국 전문기자/navyj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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