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율의 사진여행

[사진여행] 겨울 바다풍경

기사입력 [2015-02-21 01:22]

쓸쓸함과 낭만이 가득한 겨울바다, 

많은 사람들이 촬영을 위해 겨울바다를 즐겨 찾는다. 

그러나 파도에 반사되는 빛이 일정치 않고, 역광촬영이 많아 실제 보고 느끼는 것만큼 사진으로 잘 표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눈으로 바라보는 바다와 마음으로 그리는 바다이미지와 거리감이 있기 때문이다. 바다사진은 바다만 찍는 것이 아니라 바다가 있는 풍경을 찍는다. 날씨와 시간대, 장소와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바다를 어떻게 촬영해야 프레임에 멋지게 담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자.


1.jpg
(기종 CANON, 초점거리 27, 조리개 F9, 셔터 1/250초, IOS 400, 촬영장소 을왕리)
바다사진을 멋지게 찍으려면 날씨와 시간대를 잘 선택해야한다. 일반적으로 바다사진은 다채로운 풍경을 쉽게 만들어 주는 시야가 맑고 구름이 많은 비갠 후가 가장 좋다. 또한 바다사진은 역광이 좋다. 떠오르는 태양과 황금빛으로 물든 파도, 하늘의 구름과 바다의 갈매기는 바다풍경을 살려주는 좋은 소재다. 사진의 갈매기처럼 늘어서 있는 피사체는 짝수보다 홀수로 선택하는 편이 화면의 리듬감을 살리는데 유리하다.

바다사진은 날씨와 시간대가 중요하다.

은근히 찍기 어려운 바다를 멋지게 찍으려면 날씨와 시간대를 잘 선택해야한다. 

하늘을 닮은 바다색은 하늘 빛깔에 따라 달라지고, 바람에 따라 파도의 표정이 달라지고, 태양광선에 따라 수면의 반짝임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바다사진은 비갠 후가 가장 좋다. 비갠 후의 바다는 시야가 좋고 구름이 많기 때문에 다채로운 풍경을 쉽게 만들어 준다. 특히 11-2월엔 일출의 꽃이라고 불리는 오메가를 촬영할 가능성이 높고, 동해안의 대왕암과 같은 이름 있는 일출장소에선 물안개와 함께하는 몽환적인 일출도 보여준다. 

바다촬영은 주로 낮 시간대는 촬영장소를 찾는 데 쓰고, 해가 뜨고 지기 전후 20분 정도의 시간대에 많이 촬영한다. 이시간대는 감성을 자극하는 노을과 주변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붉게 타오르는 태양, 푸른빛으로 은은하게 물드는 시적인 바다를 보여준다. 겨울바다는 찬바람이 강하기 때문에 추위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우선이다.


바다사진은 역광이 기본이다.
찬란한 태양, 불타오르는 노을,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수면, 암초에 부딪쳐 흰 포말로 부셔지는 파도를 역광으로 촬영하면 환상적인 분위기의 바다사진을 얻을 수 있다. 흐리고 비오는 날이라도 빛 방향을 보고 역광을 선택하면 유리하다. 흑백촬영에는 단연 역광이 좋다. 그렇다고 전부 역광으로 찍으라는 것은 아니다. 입체감을 강조할 때나 바다색과 하늘색을 강조하기 위해 편광필터를 사용할 때는 사광이나 역사광이 좋다. 그러나 역광에서 수면의 산란광이나 강한 태양광이 렌즈에 직접 비칠 경우에는 고스트를 막을 방법이 없다. 이때는 렌즈후드만 의존하지 말고 손이나 모자 등으로 렌즈에 반사되는 빛을 될 수 있는 한 차단하여 피사체를 또렷하게 찍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고스트를 화면구성의 일부분으로 활용해도 좋다. 광량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역광이나 반짝이는 수면에서는 +1-2정도 노출보정이 필요하다.

2.jpg
(기종 NIKON, 초점거리 200, 조리개 F8, 셔터 1/320초, IOS 200, 촬영장소 오이도)
오이도의 뱃길을 비추는 등대전망대 바다위에 장엄한 일몰이 환상적인 붉은 빛을 뿌리며 수평선 아래로 떨어져가고 있다. 역광은 환상적인 바다분위기를 쉽게 만들어준다.

바다사진에는 선들의 조화가 중요하다.

바다를 찍을 때는 수평선 맞추기와 선들이 조화된 구도가 아주 중요하다. 

수평선과 가로세로의 선, 둥근 태양과 굽이치는 파도의 곡선을 프레임에 잘 조화시켜 배치하는 작업이 아주 중요하다. 어떻게 해야 그 바다의 진면목을 프레임에 잘 담을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소재가 지닌 특징을 살려 조화롭게 구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즉 셔터를 누르기 전에 의미 없는 선과 복잡하고 조화되지 않는 선들을 과감하게 제거해서 프레임을 단순하게 구성하는 일이 중요하다. 단순화 시킨다고 지나친 단순화가 아니라, 불필요한 선만 배제시켜 되도록이면 단순화하라는 것이다. 또한 피사체를 대각선구도로 배치하면 새로운 느낌의 변화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눈높이를 달리하면서 다양한 각도와 색다른 시선으로 접근하면 보다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다. 


3.jpg
(기종 CANON, 초점거리 32mm, 조리개 F6.3, 셔터 1/160초, IOS 1000, 촬영장소 진도)
바다사진은 수평선 맞추기와 선들의 조화된 구도가 아주 중요하다. 수평선과 배, 인물 동작의 가로세로 선들은 화면구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평선이 인물의 목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바다느낌을 강조하는 포인트를 찾자.

그 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과 분위기를 파악했다면, 그 바다느낌을 강조해 줄 수 있는 포인트 찾기가 중요하다. 

찍고 싶은 피사체에는 반드시 그 느낌을 강조해 주는 포인트가 있다. 사진가는 주변에서 화면을 살려주는 그것을 찾아 화면에 배치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주위와의 조화를 생각하면서 포인트가 되는 것을 찾아 크기를 결정하고 놓을 자리를 바꿔보면 포인트가 가장 잘 살아나는 구도를 찾을 수 있다. 갈매기나 배, 바위 등의 구체적인 형태로 표현될 수 있는 것만 아니라, 색채나 수면 반짝임의 강약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같은 형태가 연속적으로 늘어서 있는 소재들 속에서 패턴을 찾아내거나, 반대로 패턴이 흐트러진 부분을 포인트로 해도 리듬감 있는 화면을 만들 수 있다. 강한 포인트는 작아도 느낌을 강조해 주지만, 약한 포인트는 주위풍경에 묻혀 버릴 경우가 많다.


파도는 뺄 수 없는 피사체다
.
바위에 부딪쳐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는 바다사진에서 뺄 수 없는 매력적인 피사체다. 그러나 힘찬 파도가 아니면 보기보다 사진이 밋밋하므로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 파도사진이다. 파도가 높은 날은 250/1초 이상 고속셔터로 파도의 움직임을 정지화면으로 잡아내면 효과적이다. 또한 셔터속도를 1/30-1초 정도로 파도의 속도에 맞춰서 촬영하면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는 느낌과 파도가 울렁거리는 느낌을 잘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1-30초의 장 노출로 촬영하면 반복적으로 부딪치는 파도의 흐름을 뽀얀 솜사탕같이 보이게 할 수 있다. 이때 노출시간이 적으면 흰 포말이 적고, 20초 이상 너무 길면 파도가 뭉개질 수 있다. 부셔지는 파도와 갯바위의 디테일한 명암을 잡으려면 F11전후로 조리개를 조여주고, 100mm 이상 망원렌즈로 클로즈업하면 효과적이다. 노출은 흰 파도가 화면에 차지하는 크기를 고려하여 +1정도 보정하면 적당하다. 파도사진은 파도 자체보다는 암초나 주변풍경을 프레임에 적절히 배치하는 구성이 관건이다. 또한 파도사진은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가 클수록 좋기 때문에 바람이 셀 때가 좋다.

갈매기는 바다풍경을 살려준다.

바다사진에서 갈매기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바다에 가면 아주 쉽게 만날 수 있고, 바다와 잘 어울리고, 새우깡 하나면 쉽게 찍을 수 있다. 이렇게 흔하게 찍을 수 있는 갈매기를 바다배경과 잘 조화시키면 근사한 바다사진을 안겨준다. 갈매기를 부제로 촬영 할 경우는 셔터속도를 1/250초 이상 빠르게 하고 연사모드로 촬영하면 유리하다. 그리고 갈매기의 매력은 역동적으로 나는 모습이기 때문에 정확한 초점이 우선이다. 어떤 촬영모드를 사용하든 빠른 셔터속도를 확보하여 움직이는 갈매기를 선명하게 포착하는 것이 좋다. 촬영은 빛이 풍부한 시간대라면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드라마틱한 사진을 얻으려면 일출일몰대가 유리하다. 갈매기의 디테일한 표현보다는 갈매기가 있어 더욱 빛나는 바다풍경을 살려주는데 중점을 두는 편이 좋다.


201403061321413981.jpg

(기종 CANON, 초점거리 17mm, 조리개 F6.3, 셔터 1/1250초, IOS 100, 촬영장소 무의도)


백사장과 섬은 매력적인 소재다.
백사장과 섬은 바다사진을 구성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소재다. 백사장은 깨끗한 이미지와 흔적 남기기가 쉬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촬영소재다. 기다란 해변에 펼쳐진 깨끗한 백사장을 부드러운 광선으로 조리개를 최대한 조여 촬영하면 모래질감이 잘 살아나는 멋진 바다사진을 만들어 준다. 백사장과 파도, 바다와 하늘이 닺은 선을 적절한 구도로 배치하고, 가능한 한 팬포커스로 광활한 넓이로 표현하여 시원한 느낌을 강조해 주는 것이 촬영의 기본이다. 그리고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수면위에 떠있는 섬을 촬영할 때는 시야가 확보된 높은 장소를 택하여 바다에 떠있는 섬 전체를 역광으로 담는 것이 유리하다. 섬의 고립감을 표현하거나, 모래사장과 바다, 하늘과 해변의 색채를 강조할 때는 광각렌즈가 유리하다. 일출일몰 같은 역광에서는 해면반사가 강하므로 노출에 유의해야 한다.

일출일몰은 바다사진의 백미다.

하늘을 물들이며 솟아오르는 일출과 빨간 홍시같이 떨어지는 일몰만큼 흔하고 매력적인 사진소재는 없다. 일출일몰시간대는 구름의 양상에 따라 하늘이 시시각각으로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어떤 렌즈로 어떤 장면을 담을 것인지에 대해 미리 구상해서 서두르지 않으면 촬영기회를 놓칠 수 있다. 멋진 구름과 광활한 바다풍경을 표현할 때는 광각렌즈가 유리하고, 망원은 구름이 없고 밋밋한 날에 태양 주위의 특정적인 소재를 표현할 때 유리하다. 일출일몰은 해가 수평선에 살짝 걸쳐지는 순간이 가장 아름답기 때문에 해가 바다에 걸리는 순간이나 반쯤 바다에 잠긴 상태를 망원렌즈로 클로즈업해서 해가 잘 나오도록 촬영하면 효과적이다. 그리고 이글거리는 태양의 오메가를 선명하게 표현하려면 400mm이상의 망원렌즈가 필요하다. 광각은 전경의 바위나 파도, 배에 초점을 맞추고, 망원은 전경이 너무 가까우면 화면전체의 초점밸런스가 맞지 않으므로 조금 떨어져 있는 피사체를 전경으로 택하여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노출은 일반적으로 태양 가까운 하늘의 밝은 부분을 측광하거나 스폿측광이 유리하다. 노출이 어려울 때는 브라케팅도 좋은 방법이다.

노을은 바다사진에 감성을 준다.
노을은 하늘에 구름이 많을 때가 좋은데, 멋지게 펼쳐져 있으면 광각으로 넓게 찍고, 아름다운 특정부분은 망원으로 클로즈업하면 좋다. 광각을 사용하면 하늘에 있는 노을뿐만이 아니라 노을이 수면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바다와 지나가는 배와 갈매기도 함께 찍을 수 있지만, 노을모습이 좀 약해진다. 망원은 노을의 아름다운 부분을 클로즈업해서 강한 색감과 특징적인 모습을 강조할 수 있지만, 강조할 포인트가 부족하면 평범해진다. 그리고 하늘에만 집중하면 주제가 애매해지기 쉬우므로 하늘과 바다 중 무엇을 주제로 삼을지 생각하면서 촬영하는 것이 좋다. 노을을 적정노출로 촬영하면 노을색상이 눈으로 보는 것 보다 평범하므로, 불타는 색감을 강조하려면 조금 노출부족으로 촬영하면 효과적이다. 또한 캘빈 값을 올려주면 더욱 붉은색으로 표현할 수 있다.

4.jpg
(기종 CANON, 초점길이 21, 조리개 F6.3, 셔터 1/1250초, IOS 100, 촬영 무의도)
무의도행 배 위에서 관광객이 새우깡으로 갈매기를 유인하고 있다. 바다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고, 바다와 잘 어울리고, 새우깡 하나면 쉽게 찍을 수 있는 갈매기를 바다배경과 잘 조화시키면 근사한 바다사진을 안겨준다.

촬영 포인트.
1. 카메라는 바닷물에 무척 약하다. 바닷가는 해풍과 흩날리는 파도로 카메라에 소금기를 머금은 모래나 바닷물이 쉽게 달라붙기 때문에 장비보호에 유의해야 한다. 카메라를 가방에 넣거나 없다면 수건이나 옷으로 감싸서 다니다가 촬영할 때만 꺼내서 찍는 것이 좋다. 촬영 후에 카메라를 깨끗하게 손질하는 것은 기본이다.
2. 수면에 반짝반짝 빛나는 반사광과 산란광으로 바다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경우에는 렌즈후드를 끼우거나 편광필터를 활용하면 유리하다. 산란광과 수면에 비치는 태양광을 편광필터가 걸러주기 때문에 한낮에도 바다의 푸른빛을 잘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약간의 후 보정으로도 물빛 색을 보다 사실감 있게 살릴 수 있다.
3. 일기가 신통치 않아 포기한 후에 뜻하지 않게 멋진 상황으로 돌변하는 등 변수가 많은 것이 바다사진이다. 하늘가득 먹구름이 밀려드는 상황이거나 거센 파도가 몰아쳐도 촬영자의 시각으로 얼마든지 멋진 사진을 만들 수 있다. 바다를 읽고 표현하는 것은 촬영자의 몫이므로 힘들게 찾아간 촬영지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열정이 필요하다.
4. 매직아워 시간대의 전경은 실루엣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초점을 잡기 어려울 경우가 많다. 초점잡기가 어려울 때는 전경부분의 피사체에 손전등을 비춰주면 초점잡기와 명부암부 표현이 쉬워진다.

한국체육대 미디어특강교수 김창율(yul2979@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