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의 스포츠산책

[스포츠산책] 한·중·일 운동회, 아시안게임

기사입력 [2018-08-20 09:31]

2018년 제18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개막했다. 대륙별 종합스포츠 대회(유럽: 유러피언게임, 아프리카: 올아프리카게임, 오세아니아: 퍼시픽게임, 아메리카: 팬아메리칸게임) 중 아시안 게임은 4년 마다 열리는 아시아 국가들을 위한 종합 스포츠 대회이다. 현재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OCA)가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감독 하에 주관하고 있다. 첫 태동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극동 선수권 대회와 서아시아 경기대회를 통합하여 창설하였고, 1948년 런던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인도의 IOC 위원인 두트 손디가 아시아의 스포츠 선구자들에게 아시안 게임에 관한 논의를 하자고 제안하였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을 비롯한 필리핀, 버마, 인도, 자유중국, 스리랑카 등 총 6개국이 모여 4년마다 한 번씩 대회를 개최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고, 1950년 인도 뉴델리에서 제1회 대회를 개최하기로 하였으나 대회 준비 미흡과 복잡한 정세로 1년 연기되어 1951년에 처음 대회가 개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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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종목 1044명이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의 아시안게임 결단식 모습. 

 

1회 인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는 창설 회원국이었던 대한민국이 전쟁으로 인해 불참하였고, 11개국이 참가하여 초대 우승국은 일본, 준우승국은 인도였다. 2회 대회인 1954년 필리핀 마닐라 대회에서는 일본 우승, 필리핀 준우승이었고, 이후 1978년 태국 방콕 대회까지 무려 8회 연속 일본이 우승하였다. 냉전시대를 맞아 그 동안 국제 사회에 활동이 많지 않았던 중화인민국공화국은 1982년 제9회 인도 뉴델리 대회 우승을 기점으로 지난 201417회 인천아시안게임까지 9회 연속 우승을 하면서 아시안게임에서는 더 이상 적수가 없다. 중국의 우승이 계속 이어지는 동안 준우승은 한국이 7회 일본이 2회로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2인자 자리를 계속 지켜오고 있다. 물론 일본은 우리가 준우승할 경우 3위를 차지하였고, 일본이 준우승을 할 경우 대한민국이 3위를 차지하면서 최근 아시안게임은 한중일의 운동회라고 불려도 가히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순위가 거의 정해져 있었다. 가장 중국과 근접한 성적을 거둔 대회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93, 은메달 55개를 수확하여 중국의 금메달 94, 은메달 82개에 근소하게 2위를 한 것이 유일한 성적이었다. 다만 당시만 해도 금메달 수가 절대적인 성적의 기준이었으나 근래에는 종합 메달 수로 성적을 평가하는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당시 대회에서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종합 메달 수는 2개 앞선 224개를 따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대회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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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 장면.

 

1962년 제4회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아랍 국가들의 압력으로 이스라엘이 참가하지 못하였으며, 1974년 제 7회 테헤란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이스라엘은 더 이상 아시안게임이 아닌 유러피언 게임에 참가를 하고 있다. 또한 대만 역시 중국의 압력으로 몇 번의 대회를 참가하지 못하다가 국가의 국제적 명칭을 Chinese Taipei로 변경한 후에야 비로소 참가를 하고 있지만,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자국의 국기게양 및 국가 연주는 하지 못하는 서러움을 겪고 있다. 아울러 호주와 뉴질랜드는 오세아니아의 아시안게임이라 할 수 있는 퍼시픽게임이 있지만 실력 차이가 너무 커 참여를 하지 않고 있다. 축구 종목이 아시아로 편입되면서 호주와 뉴질랜드가 아시안게임에 참여 가능성에 대한 부분을 놓고 고심을 많이 하고 있다. 2010년 정식으로 아시아 국제올림픽위원회에 제안을 했지만, 당시 셰이크 아흐마드 알 사바 위원장은 참가에 난색을 표명했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면 아시안게임의 위상은 높아지겠지만, 오세아니아 나머지 국가들의 위상은 급격히 떨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아시안-퍼시픽 게임의 합병도 논의가 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합병을 하지 않은 것으로 결정하여 호주와 뉴질랜드는 아시안게임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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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대표팀 전광인과 김규민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모습. 

 

한편 올해 열리는 아시안게임은 원래 2019년에 개최하기로 결정이 되어 있었다. 20128월 마카오에서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총회에서 기존의 아시안 게임이 개회되는 해에 동계올림픽과 FIFA 월드컵이 개최되어 흥행 문제가 발생하여 하계올림픽보다 1년 전에 개최하기로 합의를 하였다. 또한 개최지는 2019년 베트남 하노이로 결정이 되었었는데 베트남 정부는 경제 문제 등으로 개최권을 반납하면서 20149월 인천에서 열린 총회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변경되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2019년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 현안이 있어 1년 앞당긴 올해 개최하기로 최종 결정이 된 것이다. 베트남에 밀려 개최권을 따지 못한 인도네시아가 다시 기회를 잡게 될 운명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내적으로는 논란이 계속 이어졌다. 개최도시인 자카르타 주정부는 1천만 명이 운집한 거대 도시로 엄청난 교통체증과 일반주거시설 부족 등으로 대회를 치를 예산으로 환경 개선이 우선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팔렘방의 단독 개최를 주장하고 있고, 팔렘방은 혼자 대회를 치를 능력이 없다고 맞서고 있었다. 실제 자카르타는 자바섬에 팔렘방은 수마트라 섬에 위치하여 육로로의 이동이 불가능하고, 직선거리로 400km 이상이 되는 곳으로 공동 개최가 무색해 보이긴 한다. 결국 자카르타 주정부는 정부의 압력으로 선수촌 아파트 공사를 시작하는 등 개최를 받아들이고 준비를 하고 있으나 대회가 임박한 시점까지 준비가 완벽히 되지 않고 있는 실정에 있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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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마스코트(출처 :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우여곡절 끝에 개최되는 금번 아시안게임의 마스코트는 파푸아 섬의 새 빈빈(Bhin Bhin), 수마트라 코뿔소 카카(KaKa)’, 자바 사슴 아퉁(Atung)’ 이다. 1962년 제4회 자카르타 대회 이후 2번째 아시안게임을 치루는 본 대회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2018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단일팀에 원칙적으로 합의를 하여 개폐회식 공동입장과 더불어 드래곤 보트, 조정, 여자농구팀이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하게 되었다. 45개국이 참여하여 40개 종목 467개 세부경기가 예정되어 있는 금번 대회에서 중국의 종합우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한민국 팀과 코리아 팀의 선전 역시 기대를 해 본다. 역사적으로 스포츠는 평화의 가교역할을 해 온 만큼 아시안게임을 통해 남북의 3차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온전한 원 팀(One Team)으로서 코리아 팀이 아시안게임에 참여하게 되면 중국의 종합우승을 견제할 강력한 라이벌이 되지 않을까 한다. 아무쪼록 이번 대회를 위해 무더운 여름에도 무수히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을 대표 선수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며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김진국 전문기자 / navyj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