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의 스포츠산책

[스포츠산책] 평창패럴림픽의 특별한 파트너!

기사입력 [2018-03-15 09:09]

스포츠경기에서 선수와 파트너가 되어 함께 경기장에서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이번 평창동계패럴림픽의 기대주인 스키 알파인 국가대표 양재림 선수와 가이드러너인 고운소리씨의 특별한 파트너 관계를 소개한다. 미숙아 망막병증으로 태어날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았던 양 선수는 2010년 균형감각을 키우기 위해 스키를 타기 시작했다.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스키는 매우 위험하여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안전 장치가 필요하다. 성장과정에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스포츠 및 예술 활동에 많은 노력을 했던 것이 주요했는지 양 선수는 금방 스키 실력이 늘기 시작했다. 지난 소치올림픽에서 대회전 부문에 아쉽게 4위를 하면서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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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대한장애인체육회)

 

2015년 새로운 파트너인 가이드러너 고운소리씨를 만나 새로이 훈련을 시작하였다. 선수의 눈 역할을 해주는 가이드 러너는 앞서 길을 지나가면서 시각장애 선수와 블루투스 무선 헤드셋으로 신호를 주고 받으며 활강을 하게 된다. 가이드 러너는 조금이라도 눈에 띨 수 있는 형광색 조끼를 입고 순간 순간 코스를 알려주어 선수가 신호에 따라 속도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경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둘 사이는 팀워크를 탄탄하게 해야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훈련장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공통의 취미생활을 즐기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려고 노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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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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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대한장애인체육회)

 

양재림 선수와 고운소리 가이드러너는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장애인 알파인스키 활강(Downhill), 슈퍼대회전(Super-G), 대회전(Giant Slalom), 회전(Slalom), 슈퍼복합(Super Combined) 5종목 출전권을 획득했다. 메달 가능성이 높은 분야는 회전종목이 유력하지만, 그들의 목표와 도전은 항상 전 분야 메달 획득이다. 보통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선수와 가이드러너가 10여년 동안 호흡을 맞춘 후에 출전한다고 한다. 그 만큼의 시간을 같이 훈련하지 못했지만 평소 훈련과 생활을 같이 해 좋은 성적이 기대가 된다. 비록 평창올림픽 첫 경기에서는 컨디션 난조와 약간의 실수로 인해 메달을 놓쳤지만, 아직 기대할 경기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들은 또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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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_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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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_대한장애인체육회)


기대가 되는 이유는 평소 훈련장과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호흡을 맞춰 온 덕에 2017년 크란스카 고라 파라 알파인 스키 월드컵에서 2위를 차지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올림픽을 위해 노력해 온 두 태극낭자의 결실이 평창 하늘에 여러 번 울려 퍼져 각별한 파트너가 국내 시각장애인 알파인 스키 발전에 효시(嚆矢)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당당하게 세계무대에 설 수 있었던 각별한 파트너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많은 국민들에게 알려져 패럴림픽도 관심을 갖고 응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길 기대해 본다. 아울러 여느 스포츠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특별한 파트너가 항상 함께 하기에 관전을 통한 색다른 재미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김진국 전문기자 / navyj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