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의 스포츠산책

[스포츠산책] 올림픽 오륜마크의 탄생과 역사

기사입력 [2018-02-08 19:07]

올림픽의 상징이라 불리는 오륜마크는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일까? 1912년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직접 디자인하였다고 알려진 오륜마크는 스위스의 심리학자인 카르 융이 중첩된 원을 처음으로 생각해 냈다고 한다. 카르 융은 원이 끊어짐이 없는 도형으로 지속성과 인간 존재를 상징하였다고 보고, 5대륙의 사람들이 공존한다는 의미를 부여하였다. 5개가 얽힌 고리는 파랑, 노랑, 검정, 초록, 빨강으로 구성되어 있고, 바탕은 흰색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5대륙의 세계인이 올림픽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화합을 하자는 의미는 널리 알려져 있다.

olympia-오륜기.jpg

 

그러나 5개 고리의 상징인 유럽(파랑), 아시아(노랑), 아프리카(검정), 오세아니아(초록), 아메리카(빨강)1951년 개회된 위원회에서 고리와 대륙의 상관관계가 쿠베르탱의 원래 생각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의미는 공식적으로 삭제되어 지금은 모든 국가를 환영하는 대회의 의미로만 사용된다. 물론 쿠베르탱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원래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올림픽위원회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 오륜기의 색깔은 세계 모든 나라의 국기에서 사용되는 공통되는 색깔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러 나라의 국기를 한데 모아 모든 국가의 참여를 환영하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20000915221004838T4.jpg

'2000 시드니 올림픽' 개막식 행사에서 오륜기를 상징하는 아프리카 퍼포먼스(스포츠코리아 DB).

  

이후 오륜마크와 오륜기는 다양한 곳에 활용되었다. 2016년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난민 선수들의 팀에 국제 올림픽 위원회의 이름으로 오륜기를 달고 리우 올림픽 출전을 결정하였다. 또한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약물파동으로 출전 금지가 내려진 러시아 대표팀의 일부 선수들이 러시아 국기 대신 올림픽기를 달고 출전하게 되어 오륜기의 의미는 또 한번 새로운 상징물로 해석될 여지를 남기게 되었다. 이로 인해 전 대한민국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였던 안현수 선수는 올림픽 무대에서 태극기와 프라그 로시(러시아 국기) 그리고 만약 이번 평창올림픽에 참가한다면 오륜기까지 3가지의 국기를 유니폼에 달고 올림픽에 참가해야 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20180208212913603.jpg

8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이기정, 장혜지 조가 중국과 경기를 펼치고 있다.  (김종원 기자/news@isportskorea.com)

 

아울러 대만의 올림픽 역사에서도 오륜기가 등장하는데, 중국이 올림픽 무대에 등장하는 84LA올림픽 때부터 중국은 하나라는 의미로 당시 대만이 사용했던 Republic of ChinaChinese TaipeiIOC에 변경 요청하면서 국기 역시 청천백일만지홍기를 쓰지 못하고, 오륜마크와 대만의 상징인 매화를 넣은 새로운 국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대만에 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겨준 천스신 태권도 선수가 시상식에서 자국의 국기를 게양하지 못하고, 국가를 들을 수 없는 현실에 아쉬워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20180208213039736.jpg

'2018 평창동계올림픽' 오륜기.

 

20001001214616525T4.jpg

'2000 시드니 올림픽' 폐막식 행사에서 다음 올림픽 개최지인 그리이스 아테네로 이동하는 오륜기(스포츠코리아DB). 

 

1920년 제 7회 앤트워프 올림픽 때부터 정식 올림픽기로 인정받아 메인 스타디움에 걸린 오륜기가 어떤 의미이든 크게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정치, 인종, 이념의 갈등을 오륜기에 담긴 인류의 화합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20182월 대한민국 평창 하늘에 펄럭일 오륜기가 현재도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을 극복하고, 전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나비효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김진국 교수 / navyj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