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스포츠산책] 골프의 기원

기사입력 [2018-10-08 10:32]

지난 주말 한국의 첫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 우승으로 팀 코리아는 챔피언이 되었다. 여자골프 국가대항전인 이 대회는 태풍에도 불구하고, 연습라운드를 포함한 약 75천명의 팬들이 대회장으로 운집해 엄청난 인기를 보여주었다. 국가의 명예를 걸고 나선 8개국의 32명의 선수들은 최고의 플레이로 팬들에게 보답하였고, 한국에서의 골프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한국과 미국팀이 막판까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이는 과정 역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개인 운동인 골프를 팀을 이루어 작전을 같이 의논하면서 진행하는 포볼 매치 플레이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박성현, 유소연, 전인지, 김인경 선수는 그 동안 많은 부담을 갖고 대회에 임하였지만, 팬들과 함께 우승을 차지해 평생 잊지 못하는 기록의 역사를 남겼다. 외신들도 한국팀의 우승을 축하하면서 함께 대회에서 응원해준 구름 관중에 대한 놀라움을 함께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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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 명예조직위원장을 맡은 박세리 전 선수의 모습

 

우리나라에서 골프는 인기 종목 중 하나이다. 과거에는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는 이제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접하는 운동이 되었고, 스크린 골프장의 등장으로 더욱 대중화에 접근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스포츠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매우 큰 편이다. 그렇다면 골프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시작된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잘 못한다. 그 이유는 명확한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여러 가지 골프의 기원설은 존재한다. 보통 대다수의 종목의 경우 창시자나 기원에 대한 기록이 있어 탄생 배경과 역사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용이하지만, 골프는 그런 정확한 기록이 없어 기원설로 추측을 하고 있다. 다음의 여러 가지 기원설을 보고 어떤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는지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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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우승자인 김인경 선수의 플레이 모습


먼저 로마시대 시이저(BC 100~44)때 파카니카 스코틀랜드 성을 정복한 병사들이 야영지에서 쉬던 중 한쪽 끝이 구부러진 막대기로 새털로 된 공을 즐겼던 놀이가 오늘날 스코틀랜드에 남아 골프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둘째 기원전 네덜란드 아이들이 실내에서 즐겨하던 코르프(kolf)라는 경기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는데, 13세기 무렵 네덜란드에서 즐기고 있던 코르(chole)라는 빙상경기가 당시 양모를 중심으로 교역이 활발했던 스코틀랜드로 건너가 그것이 골프로 발전되었다는 설이다. 이 추측이 설득력을 갖는 것은 당시 네덜란드는 스코틀랜드 동해안의 남쪽에서부터 북쪽에 걸친 광범위한 지역과 교역을 했는데, 이 해안 도시들에는 전통이 깊은 골프장이나 컨트리클럽이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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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우승자인 박성현 선수의 플레이 모습

  

셋째, 스코틀랜드의 양치기 소년들이 양떼를 몰면서 스틱으로 돌을 쳐서 들토끼의 구멍에 넣는 것을 즐기던 것이 골프의 시초가 되었다는 설이다. 이는 여러 가지 사실적 근거가 불분명하여 증명은 할 수 없으나 골프와 유사한 행위들이 유독 스코틀랜드에서 많이 전해진 것으로 보아 분명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유사한 형태의 종목이 지금껏 발전해 온 것으로는 공감하고 있다. 골프(golf)는 스코틀랜드의 오래된 언어로 차다라는 의미로 고프(gouft)가 그 어원이다. 스코틀랜드의 지형적 조건 역시 멋진 잔디와 잡목이 우거진 작은 언덕의 지형이 많아 지금의 골프 코스와 흡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고, 대부분 공유지였기 때문에 시민들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당시 들토끼이 많이 서식해 잔디를 깍아 먹어 평탄한 곳을 그린(green)이라 불렀고, 그린과 그린을 연결하는 곳은 양떼들이 서식해 평탄해진 넓은 길로 페어웨이(fair way)로 불렀다. 이런 시민들의 자유로운 놀이가 성행하다가 골프금지령이 내려진 후 왕족만이 향유하는 경기가 되었고, 금지령과 해제가 여러 차례 반복되다가 결국 서민들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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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우승자인 전인지 선수의 플레이 모습

 

넷째, 이번에는 중국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있다. 중국에서는 골프를 츠이완이라 불렀는데 943년 남당(南唐)의 사서(史書)에 실린 내용에 골프와 유사한 이야기가 있다. 환경(丸經)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골프경기자들은 서로 예의를 존중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플레이를 생각할 정도로 예전부터 신사의 경기였다고 한다. 12세기부터 15세기 사이에 중국에서는 당시 성행하던 추환을 위해 '환경(丸經)'이라는 골프규정집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볼은 단단한 나무의 공이를 깎아 '()'이라 불렀으며, 클럽은 '구봉(毬棒)'이라고 했다. 그래서 제1타는 '초봉(初棒)' 2타는 '이봉(二棒)'이라고 했다. 그 규칙에 의하면, 초봉은 오늘날 티 위에 볼을 올려놓고 칠 수 있는 것처럼 볼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나와 있다. 그런데 이봉 이후는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샷을 해야 되고, 홀아웃할 때까지 절대로 공에 손을 댈 수 없도록 했다. 또한 원()나라 때 그려진 '추환도벽화(推丸圖壁畵)'에도 오늘날 골프 형태의 경기를 하는 모습이 나타나 있다. 들판에 그다지 높지 않은 작은 언덕이 있고, 그 사이로 해저드에 해당하는 냇물이 흐르는 가운데 네 명의 사나이가 경기를 펼치고 있는 장면의 그림이라고 한다. 아울러 명대(明代)에 그려진 '선종행락도(宣宗行樂圖)'라는 그림에는 이와 같은 사실을 더욱 확실하게 입증한다. 건장한 체구의 선종(宣宗)이 양손에 클럽을 쥔 채 몇 번 채로 샷을 할까 망설이며 전방을 응시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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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우승자인 유소연 선수의 플레이 모습

 

이처럼 다양한 골프의 기원설이 있는데, 아직까지 명확하게 고증된 사료가 없어 발상지를 논할 수는 없지만, 그 발상지가 동양이든 서양이든 골프라는 운동은 예의를 중시하는 운동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그 옛날부터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규칙을 해석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온 것 같다. 이런 연유 때문일까? 우리나라의 골프 실력은 가히 세계적이다. 특히 여자 프로골프는 올림픽 우승은 물론 LPGA대회를 섭렵하는 실력자들이 많다. 또한 이번 2018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의 우승을 통해 다시 한번 실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 동방예의지국의 명성을 이어가 앞으로도 우리 선수들이 전 세계 팬들에게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어 위상을 만방에 알리는 골프 강국이 계속 되길 바란다. (김진국 전문기자/navyjk@daum.net

 

*포볼 매치 플레이 방식은 21조로 펼치는 팀 매치로 각자의 볼을 플레이한 이후 해당 홀을 마무리했을 때 가장 좋은 성적을 선택하는 경기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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