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스포츠산책] 파란 눈의 태극전사

기사입력 [2018-03-12 09:18]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열심히 준비한 각국 선수들의 기량을 뽐내는 경연장이 추운 겨울임에도 축제의 장이 되었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빙상 종목을 중심으로 다양한 종목에서 그 동안 닦아온 기량들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그런데 중계를 보다가 외국 선수처럼 보이는데 태극기를 달고 있는 선수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는 우리 대표팀에 유독 귀화선수가 가장 많은 대회가 되었다. 올림픽 유치 성공과 함께 우리나라 체육단체에서는 동계스포츠 활성화와 올림픽에서 그 동안 많은 활약이 없었던 종목 위주로 경기력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특별 귀화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이번 대회에서 뛰는 파란 눈의 태극전사는 모두 15명이 넘게 출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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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태릉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소치올림픽 메달리스트 포상금 수여식`에 참석한 공상정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민성 기자/news@isportskorea.com)

 

4년 전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때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귀화 선수가 딱 1명이 있었는데, 그 선수는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공상정 선수였다. 공 선수는 3000m 계주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획득했고, 외적인 모습이 누가 봐도 한국 사람으로 보여 아무도 몰랐을 것으로 생각된다. 공 선수는 한국 화교 3세로 본래 중화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대한민국에 망명하여 정착하면서 중국계 외과의사 부부인 부모님과 대한민국에서 계속 성장하여 살아왔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스케이트 선수생활을 시작하여 주니어 대회를 석권하며 유망주로 기대를 했지만, 국적 문제로 대한민국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했었다. 이때 중화민국에서 공 선수에게 국가대표를 제안하기도 했으나 공 선수는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로 활동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거절하였었다. 이후 2011년 대한민국 법무부에서 체육 우수 외국인 인재로 공 선수를 선정하여 특별 귀화 자격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었다. 필자와 개인적 인연으로 실제 공 선수를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면 항상 밝은 표정에 적극적인 자세로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모습에 놀랐고, 그 작은 체구로 어떻게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을까 하는 대견함이 느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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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한민국 남자 아이스하키 훈련 공개가 1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하키 센터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마이클 스위프트가 백지선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종원 기자 /news@isport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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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한민국 남자 아이스하키 훈련 공개가 1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하키 센터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news@isportskorea.com)

 

그런데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는 인종적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선수들이 많다. 가장 많은 귀화 선수가 있는 종목은 바로 아이스하키이다. 특히 남자 아이스하키 팀은 자력으로 올림픽 진출을 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를 통해 팀워크를 다져온 결과 총 7명의 선수가 포진되어 있고, 여자 아이스하키 역시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목표를 가지고 4명의 선수가 합류하게 되었다. 6명의 선수가 한 팀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아이스하키의 특성상 남자의 경우 모두 귀화 선수로 팀을 꾸릴 수 있는 규모이다. 이들의 합류로 자력 올림픽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기 때문에 이번 올림픽이 더욱 기대가 됐던 이유였다. 또한 크로스컨트리의 김마그너스 선수는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이중 국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올림픽때는 노르웨이와 대한민국 두 곳에서 국가대표직을 제안하였는데 고심 끝에 대한민국을 선택하게 된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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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삿포로동계아시아경기대회 선수단이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마그너스. (김종원 기자/news@isportskorea.com)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인 이미현 선수는 어린 시절 미국 가정에 입양됐던 선수로 재클린이라는 이름으로 성장하였지만, 2015년 국적을 회복한 후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선발되었다. 바이애슬론에는 총 4명의 귀화선수가 있는데, 그 중 러시아에서 온 티모페이 랍신은 2010~2016년까지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총 6회 수상한 선수이다. 이 밖에도 알렉산트르 스타로두벳츠, 에카테리나 아바쿠모바, 안나 플로리나 등이 대한민국 대표로 참가를 하게 되었다. 루지 대표에는 아일린 프리쉐가 있는데 독일 출신의 실력자였지만, 출산 후 독일 대표팀에서 은퇴를 하였는데 우리 대표팀 감독의 설득으로 다시 한번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우리나라 민유라 선수와 함께 피겨 아이스댄스 종목의 국가대표인 미국 출신 알렉산더 겜린 선수 역시 귀화를 통해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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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진행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 팀이벤트 아이스 댄스 쇼트 댄스에 출전한 알렉산더 겜린이 연기를 마친 후 관객들을 향해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김종원 기자/news@isportskorea.com)

 

귀화 선수 출전에 대한 입장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를 선발하여 올림픽에 출전하는 큰일이니 만큼 국내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할 수 있다. 반대로 해외의 많은 국가에서도 해당 종목의 발전과 경기력 향상 그리고 국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귀화 선수를 대표팀에 합류시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우리도 종목 활성화가 요구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귀화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어떤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특별 귀화 역시 쉬운 일은 아니며 선택에 기로에 서 있었던 많은 선수들 역시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한 고민을 누구보다 많이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 동안 불모지였거나 비인기종목으로 여겨졌던 종목들에서 그들의 활약으로 인하여 대한민국 동계스포츠 발전에 초석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앞으로도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 음식을 즐기고, 애국가를 부르는 것이 자랑스럽게 여겨진다면 그들의 헌신과 노력이 대한민국 발전에 진정성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진국 교수/navyj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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