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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재구성] 이정후와 김준태의 첫 경험, 짜릿~ 찌릿~

기사입력 [2020-08-13 13:22]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한방으로 승리를 이끌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키움 이정후와 롯데 김준태가 지루한 장마 끝에 ‘멋진 하루’를 보냈다. 12일 이정후는 고척돔에서, 김준태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각각 시원한 홈런포를 터뜨렸다.

 

정후 준태.jpg

▲ 키움 이정후(위)와 롯데 김준태가 12일 나란히 뜻깊은 홈런포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정후는 첫 끝내기 홈런, 김준태는 첫 만루 홈런을 각각 기록했다. 

 

키움은 연장 10회말에 터진 이정후의 끝내기 홈런으로 한화를 꺾고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49승(34패)째를 올려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50승 고지에 올라설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다.

 

롯데는 부산 NC전에서 4-2로 앞서가던 6회말 김준태의 그랜드슬램에 힘입어 승부에 쐐기를 박고 6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롯데는 39승(35패 1무)째를 기록, 40승을 눈앞에 두게 됐다. KIA, KT와 펼치는 5위 다툼을 더 짙은 안개 속으로 몰고 갔다.

 

이정후의 끝내기 홈런과 김준태의 만루 홈런은 똑같이 처음.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연출했다.

 

# 이정후의 ‘뜨거운 8월’, 첫 끝내기 홈런으로 설욕전

 

이정후의 8월은 뜨겁다.

 

지난 1일 삼성전부터 12일 한화전까지 10게임 연속 안타와 함께 40타수 19안타로 월간 타율 4할7푼5리를 기록 중이다. 7월 26일 롯데전부터 시작한 연속 게임 안타를 14게임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정후의 달아오른 방망이는 12일 고척 한화전에서 굿바이 홈런으로 폭발했다. 지난 19일 SK전 이후 20여일 만에 터진 호쾌한 장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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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키움은 한화와 팽팽한 접전을 거듭했다. 9회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화는 마무리 정우람, 키움은 조상우를 투입하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키움 손혁 감독은 마무리 조상우를 9회에 이어 연장 10회에도 투입하는 초강수를 던졌지만 한화 최원호 감독 대행은 연장 10회가 되자 9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정우람을 빼고 김종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종수는 연장 10회말 첫 상대였던 2번 김하성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3번 이정후의 타석을 맞아 제구가 흔들렸다. 초구와 2구, 연속 볼. 3구는 몸쪽에 변화구를 던져 스트라이크였다.

 

이정후는 침착했다. 4구째 가운데에서 몸쪽으로 살짝 쏠린 시속 134km짜리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정확한 중심 이동과 함께 방망이를 돌렸다. 조금 퍼 올리는 듯한 스윙 궤적에 김종수의 공이 걸려 들었다.

 

오른쪽 담장 너머로 그려진 하얀 포물선에 키움 팬들이 환호했다. 더그아웃의 동료 선수들은 두 팔을 높이 들고 끝내기 홈런을 반겼다. 비거리 115m. 시즌 13호이자 개인 1호 끝내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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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3번 이정후(가운데)가 12일 고척 한화전에서 연장 10회말 1사 후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뒤 홈에서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전날에도 연장 12회까지 총 20명(한화 10명, 키움 10명)의 투수를 투입하며 혈투를 펼친 끝에 5-7로 패한 키움이 3-2로 설욕했다.

 

# 김준태의 첫 만루포, 거인 6연승과 8월 무패 행진

 

롯데의 8월은 순풍에 돛을 달았다. 승승장구, 패배를 모른다.

 

지난 1일 부산 KIA전부터 12일 NC전까지 7게임에서 6승1무. 수직 상승 중이다. 중간 순위 6위로 뛰어올라 5위 KIA를 0.5게임차로 바싹 따라붙었다.

 

롯데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비 탓에 3게임을 잇달아 치루지 못했다. 경기 감각을 걱정해야 할 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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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태는 육성선수로 롯데에 입단했다. 그러나 성실함과 꾸준한 노력으로 허문회 감독의 믿음을 얻고 출전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롯데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1위 NC를 맞아 댄 스트레일리을 선발로 내세웠다.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발 포수 정보근.

 

그러나 김준태가 ‘큰 일’을 냈다. 6회초부터 교체 포수로 나가 6회말 첫 타석에서 만루포를 터뜨렸다.

 

롯데가 4-2로 앞선 6회말 무사 만루. 8번 김준태에 타석에 나갔다.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준태는 초구부터 자신만만했다.

 

NC 선발 루친스키의 초구를 제대로 때렸다. 시속 127km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의 가운데 약간 높은 곳으로 밋밋하게 들어오자 보란 듯이 방망이를 돌렸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타구였다. 쭉쭉 날아간 공이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생애 첫 그랜드슬램. 8-2로 점수차를 벌려 선발 스트레일리와 팀 승리를 굳히는 결정타였다. 올 시즌 3호.

 

김준태는 2012년 롯데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아직 붙박이 주전이 아니다. 열심히 하는 선수다. 허문회 감독의 믿음을 얻고, 출전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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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스트레일리(오른쪽)은 김준태를 격려하기 위해 직접 티셔츠를 제작했다. 김준태(왼쪽)가 12일 스트레일리가 선발 등판한 부산 NC전에서 생해 첫 만루홈런으로 승리 투수가 될 수 있도록 보답했다.  

 

김준태와 스트레일리는 ‘티셔츠’로 화제였다.

 

스트레일리는 지난 6월 ‘항상 열심히 하며 진지한 김준태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김준태의 사진을 프린트한 티셔츠를 만들었다.

 

`준태티`는 행운을 몰고 왔다. 롯데는 침체에서 벗어났다. 김준태의 타격도 좋아졌다. ‘준태티’는 롯데 팬들에게 인기 상품이 됐다.

 

김준태는 스트레일리에게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확실하게 ‘승리 도우미’가 됐다. (이창호 전문기자 / news@isporta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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