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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재구성] 세월 앞에 당당한 ‘그들’, 권혁과 우규민

기사입력 [2019-06-10 10:57]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꿋꿋하다.

 

두산 권혁(36)과 삼성 우규민(34)은 여전히 마운드에서 존재감을 잃지 않고 있는 베테랑이다. 지금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강한’ 선발이나 ‘듬직한’ 마무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권혁은 개인 통산 150홀드, 우규민은 500경기 출전을 각각 넘어섰다. 세월 앞에 당당하다. ‘젊은 날’ 정들었던 팀을 떠났지만 현역으로서 굳은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권혁 규민.jpg

▲두산 권혁(왼쪽)은 개인 통산 150홀드, 삼성 우규민은 개인 통산 500경기 출전을 각각 달성했다. 이들은 흐르는 세월 속에서도 당당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포철공고를 졸업한 권혁은 2002년 삼성, 휘문고를 졸업한 우규민은 2003년 LG에 입단하면서 성장했다. 프랜차이즈를 빛낸 선수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리고 FA 자격을 얻고 권혁은 2015년 한화로 이적한 뒤 올 시즌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다. 

 

우규민은 LG를 떠나 2017년부터 삼성에서 뛰고 있다. 권혁은 개인 통산 17시즌, 우규민은 14시즌 째를 각각 맞고 있다.

 

권혁은 6월10일 현재 통산 729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3.70과 56승45패31세이브 151홀드, 우규민은 501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3.91과 68승73패68세이브 30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권혁의 개인 통산 150홀드는 2015년 삼성 안지만이 달성한 뒤 4년 만에 역대 2번째로 달성한 값진 기록이다.

 

우규민의 개인 통산 500경기 출전은 역대 43번째이자 삼성 선수로는 7번째다.

 

통산 홀드 순위.jpg

# 2019년 6월 2일 수원 KT위즈 파크 - 공 1개로 만든 권혁의 150홀드

 

두산은 수원 원정이 달갑지 않다. 왠지 경기가 꼬이는 경우가 많았던 탓이다. 올 시즌에도 그랬다.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수원 3연전에서 싹쓸이 패를 당한데 이어 5월 31일과 6월 1일에도 패해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수원구장 6연패.

 

두산은 꼭 이겨야 할 게임이었다. 에이스 린드블럼이 선발로 나섰다. 5월22일 수원 KT전에서 5.1이닝 만에 3실점하면서 교체돼 패전의 멍에를 썼던 것을 설욕할 기회였다.

 

두산은 순조롭게 득점을 만들었다. 1-1 동점이던 4회초 6안타와 볼넷 3개를 묶어 대거 6점을 올리면서 7-1로 앞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린드블럼이 4회말 장성우에게 1점, 6회말 로하스에게 2점 홈런을 맞아 7-4까지 추격 당했지만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김태형 감독은 7회말에도 린드블럼을 마운드에 올렸다.

 

린드블럼은 선두타자 9번 심우준과 1번 대타 조용호를 범타로 막아낸 뒤 2번 황재균에게 3루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린드블럼의 임무는 여기까지. 두산 벤치에선 3번 강백호의 타석부터 왼손 권혁을 내세웠다.

 

권혁.jpg

▲권혁은 삼성과 한화를 거쳐 올 시즌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다. 뒤늦게 1군에 합류했지만 여전히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2일 수원 KT전에서 7회말 2사 후 3번 강백호의 기습 번트를 아웃으로 잘 처리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3루수 허경민으로부터 축하를 받는 모습.   

 

권혁은 이틀 전(5월31일) KT전에서 2-1로 앞선 9회말 무사 1루에서 등판해 3번 강백호를 삼진으로 돌려 세웠지만 4번 유한준에게 끝내기 2점포를 맞아 고개를 숙였었다.

 

권혁은 신중했다. 권혁이 초구에 변화구를 던지자 강백호는 3루 쪽으로 기습 번트를 댔다. 권혁이 재빠르게 달려가 타구를 잡아 1루에 정확하게 송구했다. 아웃.

 

결국 두산은 권혁에 이어 8회부터 이형범을 투입해 7-4 승리를 지켰다. 마침내 두산은 지긋지긋했던 수원구장 6연패에서 벗어났다.

권혁 연도별 성적.jpg

삼성에선 안지만, 정현욱, 권오준, 오승환과 함께 1점을 지켜내는 ‘철벽 불펜’으로서, 한화에선 ‘불꽃 투혼’을 보여주면서 쌓았던 기록 위에다 ‘개인 통산 150홀드’라는 의미 있는 이정표를 만들었다. 딱 한 개의 공을 던져 150홀드를 완성했다.

 

권혁은 2003년 9월 10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이후 2007년 19홀드(3위)를 시작으로 2012년 18홀드(5위)까지 KBO 리그 최초로 6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남겼다.

 

2009년엔 한 시즌 최다 홀드인 21홀드를 기록하며 홀드 부문 1위에 올랐다.

 

2012년 8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선 역대 최소 경기(400경기) 100홀드를 달성하면서 최고의 불펜 투수로 이름을 알렸다. 

 

이제 권혁은 150홀드를 넘어섰다. 안지만의 최다 홀드(177홀드)까지 26홀드를 남겼다. 도전은 계속된다.

 

# 2019년 6월 5일 대구 라이온즈 파크 - 세이브로 장식한 우규민의 500경기

 

우규민은 이제 붙박이 선발이 아니다. 올해는 불펜에서 대기하다 벤치의 부름을 받으면 언제든 등판한다.

 

삼성은 6월 2일 롯데전에서 8-3으로 승리한 뒤 4일 NC전까지 3-1로 이겨 2연승을 기록했다. 연승 분위기를 몰아가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었다. NC는 주중 첫 경기를 내줬으니 반격이 필요했다.

 

NC는 이재학, 삼성은 헤일리를 선발로 내세웠다.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삼성은 헤일리에 이어 임현준, 김대우, 최충연, 최지광을 투입하면서 마운드의 집중력을 높여 8회까지 4-2로 앞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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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우규민은 올 시즌 불펜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5일 대구 NC전에서 개인 통산 500경기에 출전해 시즌 4번째 세이브를 올린 뒤 7일 문학 SK전에선 7회에 등판했다. 우규민이 2-2 동점이던 2사 만루에서 3번 최정의 우익수 쪽 외야 플라이를 바라보고 있다.(위쪽) 최정의 타구가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포수 강민호의 격려를 받고 있다.(아래쪽)

   

9회초 삼성의 마지막 수비. NC 공격은 7번 지명타자 베탄코트부터 시작됐다. 김한수 감독은 베테랑 우규민을 ‘필승 카드’로 선택했다.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우규민이 베탄코트를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1사 후 8번 권희동에게 중월 2루타를 내줬지만 9번 김성욱을 다시 삼진으로 잡았다. 2사 2루. 여전히 2점의 여유가 있었다.

 

아뿔싸. 우규민의 마음에 살짝 여유가 생긴 탓일까. 1번 박민우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1, 3루의 위기를 자초하더니 2번 이원재에게도 1타점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4-3, 1점차로 내몰렸다.

 

우규민이 마음을 다잡았다. 결국 3번 박석민과의 승부를 유격수 땅볼로 마무리했다. 개인 통산 500경기째 등판에서 팀의 3연승을 지켜냈고, 올 시즌 4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투수가 500경기에 등판한 것은 1997년 LG 김용수를 시작으로 총 43명. 우규민이 삼성 소속으로는 7번째 선수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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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규민은 2004년 8월 24일, LG 유니폼을 입고 문학 SK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중간계투와 마무리를 오가며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연속 50경기 이상 등판했고, 경찰야구단(2010~2011년)을 거쳤다. 

 

2013년부터 선발로 보직을 바꿔 2015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면서 LG의 ‘가을 야구’를 2차례(2014년, 2016년) 함께 했다.

 

6월 10일 현재 우규민은 선발로서 130경기, 중간계투로 200경기, 마무리로 171경기에 나갔다. 한 시즌 최다 경기는 2006년과 2007년 기록한 62경기다.

 

우규민은 전천후다. 보직은 그저 보직일 뿐이다. 권혁처럼 지금도 마운드에 설 수 있어 마냥 행복하다. (이창호 전문기자/news@isport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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