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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재구성] 강백호는 ‘KT의 미래’, 스타 만들기 시작

기사입력 [2019-01-21 12:25]

프로의 가치는 몸값으로 나타난다. 연봉은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를 모두 포함한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프로야구 각 구단들이 속속 연봉 재계약을 마무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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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가 강백호에게 고졸 신인 2년생 최고 연봉을 주면서 스타 만들기에 들어갔다. 강백호는 새내기였던 지난해 29개의 홈런을 터뜨리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 강백호는 스무살에 연봉 1억2000만원, 역대 고졸 최고

 

KT는 약관(弱冠) 강백호에게 턱하니 억대 연봉을 안겨 주었다. 그것도 역대 프로 2년생 최고 연봉이다. 미래 가치를 인정했다. 간판 스타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강백호의 새내기 연봉 2700만원. 그러나 올해는 1년 만에 무려 344%나 오른 1억2000만원을 받는다. 연봉 인상률은 역대 2위에 그쳤지만 몸값은 이정후와 류현진을 뛰어 넘었다.

 

선수와 코치를 거쳐 구단 행정까지 책임지게 된 이숭용 단장은 “지난해 활약과 팀 기여도를 모두 반영한 결과”라며 “강백호는 신인으로서 KT 구단뿐 아니라 KBO 역사에 남을 만큼 뛰어난 활약을 했다”고 말했다. 또 “억대 연봉은 기본이고, 이정후가 받은 1억1000만원보다 무조건 더 주겠다는 방침을 일찌감치 세웠다”며 파격적인 연봉 인상의 배경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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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가 강백호와 연봉 고졸 2년생 최고 연봉인 1억2000만원에 재계약했다. 류현진과 이정후의 2년차 연봉을 뛰어 넘은 강백호가 '2년생 징크스'까지 뛰언넘을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왼쪽부터 강백호, 이정후, 류현진

 

그동안 역대 2년생 최고 연봉은 2018년 넥센 이정후가 받았던 1억1000만원. 신인 최고 인상률은 400%. 2006년 연봉 2000만원으로 한화에 입단했던 류현진이 2007년 연봉 1억원을 받아내면서 만든 것이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한 강백호는 2018 신인왕을 거머쥐면서 성공적인 데뷔 첫 해를 보냈다. 138게임에 나가 홈런 29개를 포함한 153개의 안타로 타율 2할9푼과 84타점, 108득점을 기록했다. 힘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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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기록이다. 2018년 3월24일 광주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개막전에서 고졸 신인 최초로 데뷔 첫 타석 홈런을 날렸다. 스타 탄생의 예고였다. 지난해 올스타전 때는 투수로 ‘깜짝 등판’해 시속 150㎞의 강속구를 던지기도 했다.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29개의 홈런으로 첫 시즌을 마감했다. 1994년 신일고를 졸업하고 입단한 LG 김재현이 세웠던 고졸 신인 최다 홈런 21개를 훌쩍 뛰어 넘었다. 딱 1개가 모자라 1996년 현대 박재홍이 세운 신인 최다 홈런 30개는 넘지 못했다.

 

강백호는 뛰어난 출루 능력을 앞세워 2017년 이정후가 기록한 111득점에 이어 고졸 신인 두 번째로 100득점을 돌파했다. 홈런 25개 이상과 100득점 이상을 기록한 최초의 고졸 신인으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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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강백호는 데뷔 첫 해부터 강한 힘을 보여줬다. 압도적인 지지로 신인왕을 차지한 강백호는 역대 고졸 2년생 최고 연봉을 받아 또 한번 기대를 높였다.  

 

‘특급 활약’을 펼친 강백호는 압도적 지지로 신인왕에 올랐다  KT 창단 5년, 1군 진입 4년 만에 탄생한 첫 신인왕이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강백호는 서울고 시절부터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투수와 타자로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1학년이던 2015년 11월에는 고척 스카이돔 개장 1호 아치를 그려 주목받더니, 2017년 제51회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에선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차지했다.

 

결국 KT는 2017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지명 1순위로 강백호를 뽑고, 고졸 야수 역대 최다 계약금 타이인 4억5000만원을 안겨줬다. 

 

강백호는 연봉 인상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KT구단과 팬들의 기대가 무엇인지 깨달고 있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이강철 감독 역시 ‘강백호 스타 만들기’를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

 

# 류현진과 이정후는 강백호의 ‘타산지석(他山之石)’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고 했다. 신인왕은 평생 한번 뿐인 영광이자 스타로 가는 디딤돌이다.

 

KT 강백호가 신인왕을 받고 억대 연봉 선수로 등극했다. 류현진, 이정후와 닮은 꼴 행보를 하고 있다.

 

2000년대 최고 신인은 누가 뭐래도 ‘괴물’ 류현진이다. 2006년 동산고를 졸업한 류현진은 연고 구단인 SK의 부름을 받지 못한 뒤, 우선 지명권이 있던 롯데마저 외면하는 바람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SK는 포수 보강을 위해 인천고를 졸업하는 이재원을 1차로 지명했고, 롯데는 2차 1순위로 광주일고 출신인 나승현을 각각 지명했다.

 

류현진이 고교 시절 팔꿈치를 수술했던 탓에 다른 구단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이 한화에게 복이 굴러온 셈이다. 계약금 2억5000만원과 연봉 2000만원으로 입단한 류현진에겐 전화위복이었다. 한화에서 주축 투수로서 마음껏 마운드에서 호령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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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은 2006년 한화에 입단하면서 주축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새내기로서 투수 3관왕을 차지한데 이어 신인왕과 MVP까지 거머쥐면서 '괴물'임을 입증했다. 

 

류현진은 입단 첫 해 30게임에 나가 201.2이닝을 던져 18승6패 1세이브와 평균자책점 2.23, 탈삼진 204개를 뽑아냈다. 18승은 1986년 MBC 청룡에서 김건우가 세운 신인 최다승과 타이 기록.

 

한화를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다승, 방어율, 탈삼진 등 투수 3관왕을 차지했다. 사상 처음으로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차지했다.

 

한화는 연봉으로 예우했다. 역대 고졸 2년생 최고 연봉인 1억원을 줬다. 2000만원짜리 고졸 새내기의 연봉이 1년 만에 400%나 뛰어 올랐다.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류현진에겐 ‘2년생 징크스’도 없었다. 억대 연봉 시대를 활짝 연 2007년 30게임에 나가 211이닝 동안 17승7패와 평균자책점 2.94, 탈삼진 178개로 당당하게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이정후는 ‘야구 천재’ 이종범의 아들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프로에 입단한 뒤 스스로 또 다른 성공 스토리를 만들었다.

 

호리호리한 몸매에다 아직 소년티를 완전히 벗지 모습, 아버지의 명성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지만 보란 듯이 실력으로 말했다. 부족함을 노력으로 메워가면서 차근차근 성장했다.

 

이정후는 휘문고 시절 아버지처럼 유격수였다. 그러나 넥센에 입단한 뒤 부담감이 큰 내야 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해 타격 능력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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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 이정후에겐 최고 스타였던 아버지 이종범의 후광이 필요 없었다. 스스로 프로에 적응하면서 3할 타자로 등극했다. 신인왕 출신으로 스타로 가는 길을 제대로 닦아나가고 있다. 

 

이정후는 새내기였던 2017년 144경기에 모두 나가 홈런 2개를 포함한 179개의 안타로 타율 3할2푼4리과 47타점, 111득점, 도루 12개. 역대 신인 최다 안타, 신인 최다 득점이었다.

 

넥센도 연봉으로 화답했다. 2700만원에서 1억1000만원까지 확 올렸다. 인상률은 307%였지만 액수로는 류현진을 뛰어 넘었다.

 

이정후는 2년생 때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스프링캠프 직전 오른 손가락 골절, 4월 초 왼쪽 종아리, 6월에는 어깨를 다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109경기에 나가 홈런 6개를 포함한 163개의 안타로 타율 3할5푼5리와 57타점을 기록했다. 꾸준함으로 미래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팬들은 그냥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노력하는 선수에게 사랑을 보낸다. 열심히 더 높은 곳을 향해 나갈 때 격려한다.

 

강백호는 이제 프로 2년째다. ‘3할-30홈런-100타점’을 목표로 삼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류현진과 이정후가 ‘2년생 징크스’를 뛰어넘었던 것처럼. (이창호 전문기자 / news@sport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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