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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재구성] ‘미스터 올스타’의 추억, 한동민에서 김용희까지

기사입력 [2019-07-22 13:23]

‘별들의 잔치’가 끝났다.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자칫 사라질 뻔 했지만 SK 한동민을 ‘별 중의 별’로 창조했다.

 

올해 올스타전은 당초 7월 20일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남부 지방을 스쳐 지나간 태풍 다나스가 몰고 온 비 탓에 어쩔 수 없이 하루 늦은 21일에나 창원NC파크에서 팬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동민 김용희.jpg

▲ 김용희 전 SK감독(오른쪽)은 원년 올스타 MVP다. 1984년에도 MVP를 차지해 '미스터 올스타'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였다. 한동민은 올해 올스타전에 대체 선수로 출전해 7월21일 창원NC파크에서 최고의 영광을 안았다. 

 

한동민은 뜨거운 방망이를 마음껏 휘둘렀다. 5타수 4안타 5타점.

 

드림 올스타(SK, 두산, 삼성, 롯데, kt)가 나눔 올스타((한화, 키움, KIA, LG, NC)에게 9-7로 역전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드림 올스타는 나눔 올스타와의 역대 전적에서 28승 15패로 크게 앞섰다.

 

한동민은 2018 한국시리즈 MVP에 이어 2019 올스타 MVP로 연거푸 등극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부상으로 기아 자동차의 K5 승용차를 받은데 이어 이번엔 세단 K7 프리미어의 주인이 됐다. 기자단 투표 총 42표 중 35표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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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한국시리즈 MVP에 이어 2019 올스타 MVP까지 차지한 SK 한동민이 부상으로 받은 기아 자동차의 승용차 옆에서 기뻐하고 있다.

 

LG 김현수는 2점 홈런과 2타점 적시타를 등 4타점으로 내심 MVP를 노렸지만 나눔 팀의 뼈 아픈 역전패로 우수 타자상(상금 300만원)에 만족했다. KIA 하준영은 1.1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는 기염을 토해 우수 투수상(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올스타 홈런 레이스에선 로맥이 10아웃으로 진행된 결승에서 7개의 아치를 그려 2개에 그친 샌즈를 제치고 상금 500만원을 챙겼다. 또 '로맥아더'라는 애칭에 걸맞게 가죽 점퍼에다 선글라스를 끼고 파이프 담배를 문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복장으로 타석에 나가 베스트 퍼포먼스상(상금 300만원)까지 수상했다.

 

‘퍼펙트 피처 대회’에선 키움의 에릭 요키시가 서든 데스 끝에 롯데 민병헌을 제치고 '컨트롤 킹'에 올라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 2019년 7월 21일 창원NC파크 - 한동민 행운의 연속, 뒤집기로 만든 올스타 MVP

 

한동민은 ‘동미니칸’이라 불린다. 중남미 도미니카에서 온 외국인 선수처럼 힘이 좋다는 뜻이다. 싫지 않은 별명이다. 이승엽이나 박병호, 최정처럼 확실하게 홈런타자의 이미지를 심진 못했지만 시나브로 상대 투수들이 늘 큰 것을 경계해야 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동미니칸 20190721.jpg

▲한동민은 '동미니칸'이란 별명으로 통한다. 이번 올스타전에선 도미니카 국기를 활용한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나가 팬들을 즐겁게 했다. 

 

한동민의 올스타전 출전은 행운. 드림 외야수로 뽑힌 삼성 구자욱이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되면서 대체 선수로 나갔다. 그러나 6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최상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선제 2타점과 역전 결승 2타점 등 찬스에서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6-7로 뒤진 9회초 1사 후.

 

4번 제이미 로맥이 나눔 올스타의 마무리 고우석으로부터 우중간 안타를 뽑았다. 5번 민병헌은 볼넷이었다. 1사 1, 2루. 역전 기회가 찾아왔다.

 

6번 한동민은 타석에 나가 고우석과 신중한 승부를 펼쳤다. 초구는 볼, 2구는 스트라이크.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헛스윙으로 불리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그래도 침착했다.

 

한동민은 4구째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빠른 공이 들어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좌익선상으로 타구를 보냈다. 김현수가 따라갔지만 외야 담장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굴러갔다. 그 사이 2루주자 로맥에 이어 1루주자 민병헌까지 홈으로 내달렸다.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8-7. 2루에 안착한 한동민은 두 팔을 높이 올리며 기쁘게 환호했다.

 

한동민 올스타 역전 결승타.jpg

▲ SK 한동민이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출전해 6-7로 뒤진 9회초 1사 1, 2루에서 역전 2타점 좌익선상 2루타를 날리고 2루에 들어간 뒤 두 팔을 높이 들며 환호하고 있다.  

 

한동민은 다음 타자 7번 박세혁의 볼넷에 이어 8번 이학주의 우전 적시타 때 득점을 올려 9-7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한동민은 4회초 로맥의 좌익선상 2루타와 로하스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에서도 선제 2타점 죄중간 2루타를 날렸다. 드림 팀의 지휘봉을 잡은 SK 염경엽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 끝까지 교체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한동민의 올스타전 안타 4개는 모두 2루타. 역대 올스타전 경기 최다 2루타(종전 2개)와 경기 최다 타점(종전 4개) 신기록을 세웠다.

 

SK 선수로는 2017년 최정에 이어 두 번째 올스타 MVP를 차지했다. 마치 2018 한국시리즈를 보는 듯 했다.

 

# 역대 올스타는 ‘롯데 잔치’ - 김용희, 이대호 등 2회 수상자가 모두 4명

 

롯데는 꼴찌다. 올스타 휴식기 직전,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윤원 단장과 양상문 감독이 동반 사퇴했다. 공필성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는다지만 어수선하다.

 

한국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했다. 원년 올스타 MVP는 롯데 김용희. 롯데와 삼성, SK에서 감독을 역임한 김용희는 1984년에도 올스타 MVP를 차지해 ‘원조 미스터 올스타’로 통한다. 최초의 올스타 MVP 2회 수상자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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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롯데는 올스타전과 인연이 많다. 올스타 MVP 최다 배출 구단이다. 무려 15차례나 롯데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올스타전에서 MVP를 차지했다.

 

김용희 이후 박정태가 1998년과 1999년 2년 연속, OB에서 롯데로 이적한 정수근이 2004년과 2007년, 거인의 간판타자 이대호가 2005년과 2008년에 ‘별 중의 별’로 떠올랐다. 2회 수상자가 무려 4명이다.

 

2006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올스타 MVP를 차지했던 홍성흔은 롯데로 이적한 뒤 2010넌 다시 ‘미스터 올스타’로 뽑혔다.

 

롯데와 올스타전이 ‘찰떡 궁합’임을 입증했다.

 

롯데는 1989년부터 1991년까지는 내리 3년 연속 MVP를 탄생시켰다. 1989년 삼성에서 이적한 허규옥이 MVP에 오르더니 1990년엔 김민호, 1991년엔 김응국이 차례차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시진과 정명원.jpg

▲ 투수로서 올스타 MVP에 뽑혔던 삼성 김시진(왼쪽)과 현대 정명원. 정명원은 태평양 시절이던 1994년 올스타 MVP로 뽑혔다.

 

올스타전에서 투수가 MVP로 뽑히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여러 투수들이 짧은 이닝을 나눠 던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미스터 올스타로 이름을 올린 투수가 있다. 김시진과 정명원이 바로 주인공이다. 김시진은 1985년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면서, 정명원은 1994년 최상의 피칭으로 MVP로 등극했다.

 

2009안치홍부터 2018김하성까지.jpg

▲ 올스타 MVP는 별 중의 별이다. 푸짐한 부상까지 받을 수 있어 기쁨도 두배다. 왼쪽 위부터 아래로 역대 MVP와 부상으로 받은 승용차. 2009년 KIA 안치홍, 2011년 LG 이병규, 2012년 롯데 황재균. 가운데 위부터 2013년 롯데 전준우, 2014년 넥센 박병호, 2015년 롯데 강민호. 오른쪽 위부터 2016년 두산 민병헌, 2017년 SK 최정, 2018년 넥센 김하성.

 

올스타전은 축제다. 팬과 함께 즐기는 자리다. 올스타로 선정된 선수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다. 여기에서 ‘미스터 올스타’가 된다면 과외 수입이 짭짤하다. 거액의 상금을 받거나 고급 승용차는 덤이다.

 

2018 한국시리즈 MVP에 이어 2019 올스타 MVP까지 차지한 한동민은 ‘행복한 사나이’다. (이창호 전문기자/news@isport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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