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의 기록재구성

[기록 재구성] 경자년 신구 대결, 하재훈+고우석 vs 오승환+정우람

기사입력 [2020-01-03 11:20]

경자년(庚子年)이다. 새 장이 열린다. SK 하재훈(30)과 LG 고우석(22)이 특급 마무리의 계보를 잇는 새 얼굴로 자리매김하고 2020년‘새 시대’를 시작한다.

 

그러나 구세력도 만만치 않다. ‘돌부처’오승환(38)이 돌아와 지각 변동을 예고했고, 정우람(35)도 건재를 재확인한다는 각오다. 마무리 경쟁에서 ‘신구 충돌’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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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시즌 구원 대결을 펼칠 신구 마무리들. 위쪽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SK 하재훈, LG 고우석, 삼성 오승환, 한화 정우람. 

 

# 하재훈은 데뷔 첫 해 신기록, 고우석은 최연소 30세이브가 발판

 

하재훈은 마산 용마고 출신으로 미국 마이너 리그와 일본 독립 리그를 거쳐 2018년 11년 만에 국내로 유턴했다. 그리고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한 첫 해였던 2019년 36세이브를 기록하며 구원왕을 차지했다. 2019년 4월 4일 문학 롯데전부터 6월 22일 문학 두산전까지 30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뛰어난 구원 능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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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재훈은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한 첫 해 36세이브를 기록했다. 역대 데뷔 첫 해 최다 세이브다. 올해가 더 기대된다. 

 

2002년 현대 조용준이 신인 때 기록한 28세이브를 넘어 KBO 리그 역대 데뷔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웠다. 오승환도, 정우람도 이루지 못했던 기록이다.

 

또 2003년 조웅천과 2012년 정우람이 SK 유니폼을 입고 세웠던 30세이브를 넘어 구단 역대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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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훈의 지난해 연봉은 2700만원, 올해는 1억5000만원이다. 껑충 뛰었다. 투수 고과 1위, 노력의 결과다.

 

고우석은 역대 최연소 30세이브를 기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9월 13일 고척 키움전에 등판,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1998년 해태 임창용의 22세 3개월 8일을 약 1년 2개월 앞당긴 21세 1개월 7일로 최연소 30세이브 신기록을 세웠다.

 

하재훈과 고우석은 손승락의 몰락으로 정우람의 독무대처럼 보였던‘KBO리그 구원파’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도쿄 올림픽 진출을 위해 재건한 국가대표팀 ‘김경문호’의 뒷문지기로도 믿음을 주었다.

 

# 오승환의 귀환, 사상 첫 통산 300세이브를 위하여

 

오승환은 3일 따뜻한 섬 오키나와로 떠났다. 일찌감치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출전정지 징계가 풀리는 다가올 5월을 위해서다. 5월 2일 대전 한화전에 1군 등록이 가능하다. 5월이 오면 사상 첫 개인 통산 300세이브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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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이 삼성으로 돌아왔다. 올 시즌 구원 경쟁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오승환은 3일 오키나와로 떠나 재활과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2013년 이후 7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오른쪽 팔꿈치의 뼛조각 제거 수술을 했다. 성공적이다. 재활은 순조롭다. 마무리로서 새롭게 펼쳐질 ‘신구 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2005년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2013년까지 최고의 구원투수로서 명성을 쌓았다. 277세이브를 올렸다. KBO 통산 최다 세이브다. 2006년과 2011년에는 각각 47세이브를 올려 시즌 최다 세이브를 기록했다. ‘끝판왕’이란 별명에 걸 맞는 각종 대기록을 남겼다. 올 시즌 대망의 300세이브를 넘볼 수 있다. 최초의 300세이브 투수로 등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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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본 한신 타이거스와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 등에서 모두 122세이브를 기록했다. 한미일 통산 399세이브로 올 시즌 1개만 더하면 400세이브의 금자탑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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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람은 2018년 35세이브로 구원왕에 올랐다. 그리고 2019시즌 57게임에 나가 4승3패 26세이브와 평균자책점 1.54를 기록했다. 여전하다. 10년 연속 50경기 출전과 6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철저한 자기 관리로 만든 기록이다.

 

정우람도 오승환의 복귀를 반긴다. 새로운 자극이라 여긴다. 다른 투수도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 말한다. 또 보고 배울 점은 본받겠다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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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훈과 고우석은 오승환과 닮은 꼴이다. 타자를 윽박지르는 빠르고 묵직한 공을 앞세운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자신감 넘치게 던진다. 칠 테면 쳐보라는 배짱이 두둑하다.

 

하재훈과 고우석, 오승환과 정우람이 함께 할 ‘마무리 신구 대결’은 2020년 신선한 볼거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창호 전문기자/news@isport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