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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곽길 걷기 ⓵숭례문~광희문

기사입력 [2017-08-1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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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광희문  5.2km 거리 


서울 성곽길이 걷기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사실 전국에 둘레길이 많지만 서울 한복판의 성곽길만큼 자연과 역사가 혼합된 좋은 길은 드물다.

서울 성곽은 숭례문(남대문)~광희문~혜화문~창의문(자하문)을 잇는 약 18.5km 거리다.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는 도읍지인 한양을 방어할 성곽을 쌓는다. 약 20만명이 동원되어 북악산, 인왕산, 남산,낙산의 능선을 잇는 성곽을 쌓고 사람이 왕래할수 있도록 4대문(흥인지문, 돈의문, 숭례문, 숙청문)과 4소문(홍화문, 광희문, 창의문, 소덕문)을 만들었다.
성곽과 성문은 일제 강점기와 6.25를 거치면서 많이 훼손되어 일부만 남아있는 상태지만 남아있는 성곽과 성곽이 있었던 곳에 생긴 차도, 주택가 골목길 등 옛 성곽길 동선을 따라 걸을 수 있게 안내를 해놓은게 지금의 서울성곽길이다.
서울 성곽길은 걷기여행에 적합하도록 지하철 역과 가까운 숭례문(서울역), 광희문(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혜화문(한성대입구역), 창의문(경복궁역)을 중심으로 크게 구간으로 나눠져 있다. 체력과 시간에 따라 두구간으로 나눠거나 한번에 걷기도 한다.
서울 성곽길을 구간별로 가봤다.
 
숭례문 가는길
숭례문은 지하철 1·4호선 서울역과 공항철도 서울역, KTX서울역에서 가깝다. 지하철 서울역의 4번출구로 나가 2~3분 걸어가면 숭례문이다.
 
유서깊은 숭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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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새로 복원되면서 일제에 의해 헐렸던 좌우 83m의 성벽이 새로 복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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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통로인 아치형의 홍예문 천정에는 황룡과 청룡이 새겨져 있다)
 
서울 도성의 남쪽 정문이라서 남대문(南大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국보 1호로 서울에 있는 목조건물중 가장 오래된 건물이었으나 2008년 2월 10일에 발생한 화재로 1층 문루 일부와 홍예문과 석축만 남기고 모두 불에 타나 것을 3년여 간의 복구 공사를 거쳐 2013년 5월 4일부터 다시 시민에게 공개되고 있다.
인근에 남대문 시장이 있고 시장내에 칼국수골목, 갈치골목, 족발골목 등 먹거리가 많다.
 
 
남산타워까지 완만한 경사길
숭례문을 바라보고 오른쪽 남산공원 방향으로 가면 된다. 숭례문 앞에 성곽길에 대한 이정표가 있고, 곳곳에 이같은 이정표가 있다. 성곽길은 복원한 성곽구간도 있지만 일반 도로나 주택가 골목길도 많아 이정표를 잘 보고 따라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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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입구부터 성곽길 안내가 잘 되어있다)

 

숭례문에서 끊어진 성곽은 남산육교를 지나면 나온다. 남산순환도로에서 이내 끊어지는 성곽이지만 무척 반갑다.
남산육교 중간에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화한 ‘서울로7017’과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서울역에서 ‘서울로7017’를 이용해 남대문시장쪽으로 간뒤 끝지점 서울로가게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된다.

성곽길은 복원된 성곽과 성곽이 있었던 곳을 따라 길을 내고 또, 성곽 자리에 들어선 건물로 인해 길을 내기 어려운 곳은 우회하는 길을 만드거나 주택가 골목길을 이용하는 식으로 성곽길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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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육교를 지나 잠시 나온 성곽은 남산순환도로로 끊기고 도로를 건너 남산공원으로 올라가면 다시 나온다. 이처럼 성곽은 군데군데 복원되어있어 가는 방향을 가늠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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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공원에는 임시정부 초대부통령을 지낸 이시형선생 동상과 백범 김구선생 동상이 있는 백범공원, 안중근 의사 기념관 등이 차례로 나온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서 남산타워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문화재발굴 공사중인 곳을 우회하여 남산N타워 쪽으로 오르막 계단길을 20~30여분 올라가면 남산N타워에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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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N타워는 20~30여분간 오르막 길을 올라온터라 자연히 쉬어가는 곳이다. 옛날 불을 피워 도성과 지방간 소식을 전했던 봉수대, 고풍스런 팔각정, 드라마 등을 통해 외국에도 많이 알려진 사랑의 자물쇠 등.

남산공원에서 올라가는 도중에도 전망대가 있지만 남산타워에서 바라보는 서울 전망은 올라온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반야트리~신라호텔 구간, 야간 통행 제한
팔각정 앞쪽 도로를 따라 다시 길을 나선다. 100여m 정도 내려가면 한옥마을과 성곽길 갈림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오고 여기서 우측 성곽길로 들어서면 남산생태경관 보존지역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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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고유식물들과 숲이 잘 보존된 숲길, 그리고 숲과 하나가된 성곽을 따라 삼림욕하듯 유유자적 내려가면 남산북측순환도로가 나온다. 한동안 숲에 막힌 시야가 도로가 나오면서 탁트인 느낌이 마치 속세로 나온 기분이다.

 

순환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나오는 순환버스 정류장에서 남산둘레길(왼쪽)과 성곽길(오른쪽)으로 다시 갈린다.
성곽길 방향의 차도를 따라 내려가면 국립극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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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앞에서  도로 건너 편에 있는 반야트리 클럽으로 간뒤 분수대앞에서 숲길로 접어든다. 이어 신라호텔 옆을 지나 장충체육관까지 호젓한 성곽길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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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인근에서부터 끊어진 성곽은 반야트리 클럽을 지나 5분정도 걷다보면 다시 나타나 주택가와 경계를 이루듯 이어져 도로가 나오는 장충체육관까지 계속된다.
단, 반야트리 호텔에서부터 신라호텔옆을 지나는 구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통행이 제한된다.

 

장충체육관~광희문, 성곽 흔적 따라 골목길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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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체육관 앞에서 도로를 건너 주택가로 접어든다. 여기서 광희문 직전까지는 성곽이 있던 흔적을 따라 골목길을 걷는 구간이다. 간간히 성곽을 축대로 사용하고 있는 주택이 눈에 들어와 성곽이 지나는 방향을 짐작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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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희문)
 
숭례문~광희문 성곽길 구간의 끝지점인 광희문(서울 중구 광희동)은 서소문과 함께 도성내의 장례행렬이 통과하던 문으로, 시신을 내보낸다고 하여 시구문(屍軀門)이라고도 불렀다.
시신은 아니라도 거의 죽을상이 되어 도망치던 문으로의 오명도 갖고 잇다.  
인조반정의 일등공신이었다가 논공행상에서 홀대받고 역적모의 누명까지 쓰고 급기야 아들이 한양에 압송되자 난을 일으킨 이괄이 전쟁에 패한뒤 도망치던 문이고, 병자호란때 인조가 청나라 군대를 피해 남한산성으로 혼비백산 도망치던 문이기도 하다.

 

현재 광희문은 원래 위치에서 남쪽으로 약 15m 옮겨져 있다. 1973년 도로를 개설하면서 도로 한중간에 위치하게된 광희문을 이전해 1975년에 복원했다. 광희문 인근에는 4대문의 하나인 흥인지문 즉 동대문이 있다.
 
<쉬엄쉬엄 걸어가니 3시간16분 소요>

이날 성곽길은 경치좋은 곳 있으면 사진을 찍고 전망좋은 곳에선 쉬어가는 등 쉬엄쉬엄 걸었다. 오전 10시20분 숭례문앞을 출발해 오전  11시20분에 남산타워 도착해 간단히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뒤  다시 길을 나서 오후 1시21분 장충체육관 도착, 오후 1시36분 광희문에 도착해 총 3시16분이 소요됐다. (김병현기자/chimak6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