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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 만추의 억새촬영

기사입력 [2018-10-21 17:38]

화려한 가을꽃과 현란한 단풍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늦가을은 어디서 무엇을 찍어야할지 조금 망설여지는 계절이다

그러나 겨울을 준비하는 한 모퉁이에서 붉게 타오르는 노을을 바라보며 지나가는 바람에 춤추는 억새가 있어 만추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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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초점거리 70mm, 조리개 F11, 셔터 1/30, 감도 100, 장소 하늘공원)

억새촬영의 백미는 해질녘이다. 일몰을 볼 수 있는 장소라면 붉게 물든 황금빛 억새를 화면에 가득히 담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평범한 빛은 평범한 사진만 만들지만, 역광이나 다루기 힘든 빛은 시각을 강하게 자극하는 사진을 만들어준다.

 

억새촬영 기초.

은빛을 뿌리며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군락은 누구에게나 경이로운 풍광을 보여주지만, 실지 보고 느낀 감흥을 사진으로 표현해 내기란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다.

 

억새를 어떻게 촬영하면 좋을까?

우선 억새촬영지에서 억새를 촬영하기 전에 전체를 둘러보고,

전체를 커다란 풍경으로 찍을 것인지, 아니면 일정한 군락만 촬영할 것인지, 또는 하나의 억새만 클로즈업할 것인지를 먼저 결정한다.

 

억새는 100% 군락으로 자라기 때문에 그냥 억새만 촬영하면 밋밋할 경우가 많으므로, 주변 환경과 억새를 잘 조화시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렌즈는 광각에서 200m 전후의 망원까지 다양하게 필요하므로 광각줌렌즈나 망원줌렌즈를 사용하면 편리하다. 또한 억새는 길고 높이 자라는 식물이므로 가벼운 삼단사다리를 휴대하면 촬영에 유용하다.

 

억새 촬영방법.

햇살을 안고 반짝이는 억새군락 속으로 걸어가면, 너울거리는 광선속에서 깊은 가을의 서정을 느낄 수 있다.

 

보통 억새촬영은 빛이 좋은 늦은 오후에 많이 한다.

늦은 오후나 해질 무렵이면 빛이 비스듬히 비추고 색감도 따뜻해, 이 시간대에 억새를 역광으로 찍으면 억새의 잔털까지 빛이 투과해 하얀 솜사탕 같이 빛나는 억새를 찍을 수 있다.

이때 바람까지 곁들어지면 금상첨화다.

 

억새는 하얀색을 띄고 있어 빛의 상태나 주변 환경에 상당히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피사체이므로 몇 가지 촬영요령이 필요하다.

 

역광이나 반 역광으로 촬영.

역광으로 억새를 보면 솜뭉치 같은 꽃술이 빛의 난반사를 일으켜 마치 솜사탕처럼 부풀어 보인다. 그러나 순 광으로 보면 이러한 느낌이 반감되어 칙칙한 회색빛으로 보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억새는 역광이나 반 역광으로 촬영해야 숨겨진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억새는 보통 해를 안고 바라봐야 극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고, 99% 역광으로 촬영해야 희게 반짝이는 은빛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

촬영을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시간대를 선택하는 이유도 태양이 머리 위에 있을 땐 역광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의할 점은 역광으로 촬영할 때는 렌즈의 이중반사에 의해 플레어가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필터를 제거하고 직접 렌즈로 들어오는 빛을 가려 주어야 플레어를 방지할 수 있다.

 

역광으로 기념사진을 찍을 때, 플래시나 반사판을 이용하면 사람과 억새를 모두 살려주는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주위풍경과 함께 억새를 찍을 때는 사광이나 반 역광이 좋을 경우도 많으므로 굳이 역광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해질녘에 촬영.

억새촬영의 백미는 해질 무렵이다.

해질녘에는 황금색으로 물든 하늘을 배경으로 금빛으로 반짝이는 억새를 쉽게 그려낼 수 있다. 특히 일몰을 볼 수 있는 장소라면 붉게 물든 석양과 황금빛 억새를 화면에 가득히 담을 수 있다.

 

그리고 억새와 갈대는 물가에서 많이 자라기 때문에 물가의 빛의 반짝임을 조리개를 개방하여 환상적인 빛 망울로 만들어 보여줄 수 있다. 특히 저녁 무렵일수록 태양빛의 반사에 의해서 반짝이는 물가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때도 플레어방지를 위해 가능한 한 필터를 제거하고 촬영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일몰 직후 매직아워 시간대에는 부드러운 솜뭉치처럼 너울거리는 억새가 주변을 하얗게 수놓으며 파스텔 그림 같은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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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초점거리 50mm, 조리개 F5.6, 셔터 1/160, 감도 800, 촬영 하늘공원)

억새는 만추의 정취를 가장 잘 느끼게 해주는 피사체다. 일몰 직후 매직아워 시간대에는 부드러운 솜뭉치처럼 너울거리는 억새가 주변을 하얗게 수놓으며 파스텔 그림 같은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어두운 배경으로 촬영.

억새솜털은 흰색이므로 흰색과 대비되는 배경색이거나, 어두운 배경을 선택해야 하얀색을 제대로 살려낼 수 있다. 즉 밝은 하늘보다는 어두운 언덕이나 바위, 나무그늘 등 흰색을 살려주는 배경이나 어두운 배경을 둔 억새를 찾아서, 억새솜털에 노출을 맞춰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호수 같은 곳에서는 물을 배경으로 해도 좋다. 이때 편광필터를 이용하여 하늘과 물을 짙게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처럼 억새촬영의 요령은 억새군락이 잘 보이는 위치에서, 해를 바라보는 역광에, 밝은 하늘이 적게 들어가는 어두운 배경을 둔 억새를 찾아, 조리개를 돌려가면서 여러 컷을 촬영하면 좋은 억새사진을 쉽게 담을 수 있다.

 

바람과 함께 촬영.

억새의 은빛 일렁임은 바람과 햇빛이 더해질 때 완성된다.

억새에 바람과 햇살을 함께 담아내면 몽환적인 느낌의 억새사진이 만들어진다.

 

억새잔털에 빛이 투과되거나, 바람에 군락으로 너울거리는 모습이 없다면, 억새는 그저 그런 잡초에 지나지 않는다. 바람과 만나고 빛 앞에서 흰 얼굴을 환하게 밝힐 때 비로소 근사한 피사체로 탄생된다.

특히 바람에 몸을 맡긴 억새들의 율동이 강해지면 한층 더 생동감 있는 억새사진이 만들어진다.

 

바람에 흔들려 춤추는 억새를 사진으로 표현하기란 쉽지만은 않지만, 이러한 바람의 움직임을 간단히 찍으려면, 바람이 불 때, 셔터속도를 1/10초에서 1/30초 정도로 놓고, 조리개를 조이고, 셔터를 가볍게 눌러 찍어보면 어느 정도 바람의 움직임을 화면에 그려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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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초점거리 50mm, 조리개 F5.6, 셔터 1/30, 감도 100, 촬영 하늘공원)

억새의 은빛 일렁임은 바람과 햇빛이 더해질 때 완성된다

특히 바람에 몸을 맡긴 억새들의 율동이 강해지면 한층 더 생동감 있는 억새사진이 만들어진다.

 

노출보정이 중요.

억새의 솜털을 하얗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역광으로 촬영해야하고, 희게 빛나는 억새를 그려내려면 어두운 곳을 배경으로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서 적정노출을 정확히 맞추기란 정말 쉽지가 않다.

 

노출은 역광촬영이니 억새솜털에다 우선 맞추고, +쪽으로 1-2단계 노출보정을 하거나,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브라케팅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때 또 다른 효과를 얻기 위해서 -쪽으로도 한 컷 정도 촬영해두면 실패는 없다. 역광이 강하고 배경이 아주 어두울 때는 +2단 이상 노출보정을 하는 것이 좋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할 때는 하늘에 측광하는 것이 좋다.

 

역광에서 때로는 본래 밝기보다 노출이 오버되는 것보다는 부족한 것이 오히려 유리한데, 그것은 회색 톤에서 실루엣의 분위기로 갈수록 느낌이 점점 강렬해지기 때문이다.

 

촬영 포인트

1. 억새와 갈대의 구분은 우선 억새는 가지런하게 위로 솟아 있는 꽃술을 가지고 있고, 갈대는 사방으로 더부룩하게 퍼져 뭉쳐진 모양의 꽃술을 가지고 있다. 또한 억새는 갈대에 비해 줄기가 가늘고 잎이 좁다. 그리고 억새는 산과 들 같은 비교적 습기가 적은 마른땅에서 잘 자라고, 갈대는 강가나 냇가처럼 습기가 많은 물가에서 잘 자란다. 

2. 노출측정에는 상당히 어렵지만, 역광은 시각을 자극하는 극적인 표현에 유리한 빛이기 때문에 강렬한 느낌의 사진을 쉽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역광에서는 피사체의 윤곽만 보여주는 실루엣과 세부 디테일 중 하나만 선택하도록 강요를 받는다.

여러분들이 실루엣과 세부 디테일 중의 하나를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다면, 자신이 이미 전문가 영역에 들어갔음을 자각할 수 있다.

(김창율 전문기자/yul2979@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