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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지 않는 상처, 관악산 낙서

기사입력 [2017-09-27 11:02]

관악산은 멋진 바위들이 많다. 그런데 바위들에 칠해진 페인트 낙서들 일부가 아직도  지워지지않고 흉물스럽게 남아있어 산행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관악산에는 10여년 전부터 낙서가 등장하기 시작해 한때 정상주변 바위들 100여곳이 낙서투성이였을 정도.
특히 사당동쪽 봉천능선을 따라 연주대로 오르는 바위에는 한때 붉은 페인트 낙서가 도배가 된 곳인데, 아직도 페인트 글씨들이 덜 지워진채 선명하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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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바위들에 남아있는 페인트 낙서들.
 
낙서 외에도 징과 망치를 동원해 이름을 새겨넣은 곳도 수없이 많다. 관악산 정상 표지석이 있는 바위에는 곳곳에 새겨놓은 이름들이 늘려있고 능선 등산로의 전망 좋은 바위에는 어김없이 잡다한 이름들이 새겨져 있다.
 
페인트 낙서의 경우 관할 관악구청이나 자원봉사자들이 지우고 있지만 완전히 지우기엔 역부족. 30여분을 지워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다. 이처럼 지우기도 힘들자 시멘트로 덧칠을 하고 있는데 바위색과 확연히 구분되어 이 또한 자연훼손이라는 지적도 있다.
바위에 징과 망치로 이름을 새겨놓은 곳도 대부분 시멘트로 덧씌워 놓았다.
 
문제는 낙서와 이름 새기는 것이 계속될 경우 낙서로 인하든 시멘트로 덧칠을 하든 관악산의 아름다운 바위가 제 색깔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때문에 낙서방지 대책도 필요하지만 낙서를 지우려면 제대로 지워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산행객 이정삼씨(51)는 “바위에 쓴 낙서와 이름을 새긴 곳은 대부분 산행객들이 휴식을 취하는 곳이나 등산로변에 위치해 있어 볼때마다 화가 난다”며 “그나마 붉은 페인트로 온통 낙서투성이던 옛날에 비해 낙서가 많이 사라져 다행인데, 시멘트로 덧씌우는 방법 외 다른 좋은 방법을 사용해 원래 바위색깔을 보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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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캠퍼스가 바라보이는 바위에는 입시철만 되면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는 수험생 부모들이 적어놓은 것으로 보이는 이름들이 많이 적힌다. 이들 이름들을 시멘트로 칠해 지운 흔적이 역력해  바위 고유의 색을 훼손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서울대 관악캠퍼스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바위에는 입시철만 되면  수험생 부모들이 적어놓은 이름들로 도배가 될정도로 단골 낙서 및 이름새기기 장소. 서울대가 바라보이는 바위에 이름을 적으면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소문 때문이다. 11월 수능일을 앞두고 이 바위에 또 얼마나 많은 이름들이 몰래 쓰여질지 모를 일이지만 산행객들은 미신이나 소문에  혹해서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는 절대 하지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민 기자/news@isport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