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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암] 바위가 갓을 쓴 까닭은…유달산 갓바위

기사입력 [2018-11-06 10:05]

‘갓바위’ 하면 팔공산 갓바위 부처를 떠올린다. 팔공산 남쪽 해발 850m 관봉 꼭대기에 만들어진 5.48m 크기의 석조여래좌상의 머리 윗부분에 갓 모양의 모자가 얹혀 있어 ‘갓바위 불상’이라 불린다. 기도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있어 입시철이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불상 머리 위 갓으로 불리는 자연판석은 불상이 만들어진 훨씬 이후에 얹혀진 것으로 상당 부분 부서진 상태다.

 

전남 폭포 유달산 해안에도 갓바위가 있다. 바다 쪽에 나란히 솟아있는 두 개의 거대한 바위가 마치 삿갓을 쓰고 있는 형상 같다고 해 ‘갓바위’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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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갓바위’가 인공적 것인 것인데 비해 목포 유달산 해안가에 있는 갓바위는 자연적 현상으로 만들어졌다. 때문에 팔공산 갓바위 부처가 보물 제431호인 반면 목포 갓바위는 천연기념물 500호로 지정돼 있다.

 

유달산 갓바위가 있는 해안은 영산강 하구에 위치해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다. 때문에 억겁의 세월동안 바닷물과 바람에 의한 해식작용과 풍화작용이 반복되면서 바위 표면이 깎이는 타포니 현상 즉 풍화혈로 인해 마치 사람이 삿갓을 쓴 특이한 형상을 하고 있다. 이같은 타포니 현상은 전북 진안의 마이산 주변에서 많이 발견된다.

 

이 갓바위는 해안도로 아래에 있어 배를 타야 구경할수 있었으나 목포시가 2008년 4월 갓바위앞 바다에 길이 298m의 나무다리를 조성해 언제든 바라볼수 있게 된후 일약 명소로 떠올랐다.

옛날 두 형제가 자신들의 부주의로 병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시신마저 바다로 떠내려가  하늘을 볼 면목이 없다며 삿갓을 눌러쓰고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다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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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도 자연이 빗은 갓바위가 있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설악산 대청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주변에 삿갓을 쓴 형상을 한 바위가 우뚝 솟아있다. 마치 옛날 비옷인 도롱이를 입고 삿갓을 눌러쓴 도인의 모습처럼 보인다.

(김순근 전문기자/chimak6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