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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바람길을 걷다

기사입력 [2017-10-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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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목장을 거쳐 선자령에 이르는 백두대간 등산로는 바람이 세차게 부는 바람길이다.

 

9월의 마지막날인 30일,  백두대간 등산로를 따라 대관령 전망대, 곤신봉, 선자령을 거쳐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까지 걸어봤다.  

 

대관령 능선을 따라 걷는 백두대간 길은 말 그대로로 목장길 걷는 느낌. 선자령으로 올라갈 때 잠시 오르막길이 이어질뿐 대관령 휴게소까지 거의 산책길 같은 평탄한 길이다.  목장의 상징인 푸른 초원은 은빛으로 변했지만 광활한 초지와 능선의 하얀 풍력발전기들이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경의 낭만은 그대로다.

 

바람이 무척 세차게 불었다. 얼굴을 때리는 바람은 마침 겨울바람처럼 차갑다.

바람이 지나가는 능선길을 지날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옆으로 비틀거릴 정도. 능선을 뒤덮은 풀들이 바람에 뿌리가 뽑히지 않을려는듯 안간힘을 쓰는 모습에서 바람의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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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나가는 대관령 능선에는 세찬 바람으로 인해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풀만 무성하다. 

 

추석 연휴로 인한 탓인지, 평소 관광객들로 붐볐을 대관령 전망대 주변은 인적이 끊겼다.

 

능선을 따라 우뚝 서 있는 풍력발전기들이 강한 바람에 바람개비 처럼 돌아가는 모습이 낭만적이지만 가까이서 듣는 ‘쉐이익~쉐이익’하는 소리와 칼날같은 거대한 날개가 위협하듯 돌아갈때면 몸이 절로 움츠려 든다.

대관령 전망대를 지나 곤신봉에서 선자령까지 2.6km는 풍력발전기들을 질리도록 구경할수 있다. 

 

대관령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웃자란 풀들을 말끔히 깎아 정리한 모습이 추수한 들녘풍경이다.  

선자령 하산길의 하얀 억세는 가을이 절정에 왔음을 알려주고, 능선 주변의 세찬 바람과 을씨년스런 풍경에서 겨울이 느껴진다.(김민 기자/news@isport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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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봉에서 대관령 목장으로 가는 길의 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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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목장능선의 생태자원보호시설.  대나무로 둘러쳐진 속에는 어린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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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곤신봉에서 바라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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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목장에는 소 먹이로 사용하기위해 풀을 깎아 모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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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모습. 조만간 이곳은 눈으로 뒤덮혀 눈꽃산행객들로 붐빌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