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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새끼 구해주고 줄행랑친 사정

기사입력 [2017-08-1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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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구해주고 도망쳐야 하다니...”
최근 강원도 동해시 무릉계곡 상류에서 새끼 멧돼지 한 마리가 갑자기 내린 집중호우로 급격히 불어난 계곡물에 빠졌다. 강한 급류에 휘말리며 사투를 벌이던 이 새끼 멧돼지는 마침 두타-청옥산 산행후 하산하던 산행객들의 눈에 띄었다.
그러나 산행객들이 계곡까지 내려오는 사이 기진맥진해 힘이 빠진 새끼 멧돼지는 물살에 떠밀려 계곡 한켠으로 밀려났지만 머리까지 물속에 들어가 거의 익사직전의 상황이었다.

산행객들이 급히 뛰어가 새끼 멧돼지를 건져내 물기를 닦아주자 이내 생기를 되찾았지만 기진맥진한 상태여서 거동을 제대로 못했다.
산행객들이 새끼 멧돼지를 쓰다듬고 먹이를 주며 귀여워해주는 순간 일행중 한사람이 큰 소리로 외쳤다.
“빨리 도망칩시다!.  주변에 어미가 있어 달려들지 몰라요”
이말에 일행들은 혼비백산 도망치듯 내달렸다고.

다행히 새끼 멧돼지가 상류 위쪽에서 계곡물에 휩쓸려 떠내려 온탓에 주변에 어미가 없었다. 그래도 오랜시간 새끼와 함께 있으면 새끼 찾아 내려온 어미에게 발견될수 있어 자칫 위험할수 있던 상황.
일행중 이런 멧돼지의 습성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었기에 새끼를 놓아주고 재빨리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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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급류에 휩싸인채 도망치려 발버둥 치는 새끼 멧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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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진맥진한 새끼 멧돼지가 계곡 바깥쪽으로 밀려나왔으나 머리까지 물에 잠겨 익사직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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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객들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새끼 멧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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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잘 살아라. 산행객들은 익사직전의 새끼 멧돼지를 살려낸뒤 어미가 달려들것에 대비해 곧바로 현장을 벗어나야 했다)  
 
새끼 멧돼지 보면 무조건 도망쳐야
새끼 멧돼지 주변에는 반드시 어미 멧돼지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어미 멧돼지는 새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 새끼를 해치는 것으로 알고 달려들게 된다.
최근 멧돼지 개체수가 늘면서 산행중 새끼 멧돼지와 만날수도 있는데, 이 경우 귀엽다고 다가가 쓰다듬거나 먹이를 주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어미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와 공격하기 때문.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저돌적(豬突的)이라는 표현이 새끼 멧돼지를 구하고자 달려드는 어미 멧돼지의 행동을 말한다고 보면 된다. 산에서 새끼 멧돼지를 만나면 무조건 도망치는 게 안전하다. (김민기자/news@isport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