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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은 아이의 얼굴 닮은 동자꽃

기사입력 [2017-08-0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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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상정바위산(1006.2m)기슭에 동자꽃이 피기 시작했다. 석주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주로 1000m 내외의 고산지대에서 자라 산행객들 외에는 보기 힘든 꽃이다. 주로 7~8월, 빠른 곳에선 6월부터 꽃을 피운다 .

  
동자꽃은 어린아이를 지칭하는 동자(童子)라는 이름에서 알수 있듯 황적색의 둥근 꽃이 어린아이의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

‘동자’라는 이름이 들어가게 된 것과 관련된 전설이 있다. 옛날 강원도 깊은 산골에 있는 암자에 노스님과 어린 동자승이 살고 있었다. 추운 겨울을 보낼즈음 노스님이 부족한 식량을 구하기위해 마을로 내려갔는데, 폭설로 인해 발이 묶였다. 동자승은 스님이 돌아오길 애타게 기다리다 먹을 것이 바닥나 굶주림과 추위에 지친 끝에 산아래 마을이 바라보이는 절 마당에 앉은채 숨을 거뒀다. 뒤늦게 암자로 돌아온 스님은 동자승을죽은 자리에 묻어주었고, 7월 무렵 무덤가에 이름모를 꽃이 피어났다. 동글고 불그스름한 꽃이 찬바람에 볼이 빨개진 동자승을 연상시켜 ‘동자꽃’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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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m 내외의 고산지대에 주로 서식하는 동자꽃. 7~8월에 황적색의 둥근꽃을 피운다) 

 

이런 사연때문인지 꽃말도 노스님이 돌아오길 애타게 기다리는 동자승의 마음처럼 ‘기다림’이다. 또 꽃모양이 불타는 태양과 비슷해 ‘정열’이란 꽃말도 있다.
강원도 고산지대로 산행을 가거나 휴가를 갈 때 해맑은 모습으로 반기는 동자꽃을 만나면 잠시 동자승의 전설을 떠올려보자.
(김병현 기자/chima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