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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산책] 평창동계올림픽 1년 후

기사입력 [2019-02-18 09:35]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다시 올림픽이 개최된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많았던 평창동계올림픽이 성황리에 마무리된 지 1년여가 지났다. 3수의 도전 끝에 이루어낸 결과라 더욱 가치가 있었던 올림픽이기도 하였고, 사상 최대 규모인 92개국 2,922명의 선수가 참여한 대회였기도 하다. 아울러 올림픽 개최 전 남북의 불안한 정치적 대립으로 인하여 일부 국가들이 참가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 놓을 정도로 성공의 담보를 할 수 없었던 대회였으나, 다행이 남북 공동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단일팀 등의 모습으로 평화올림픽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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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올림픽 개회식 장면

  

또한 우리 동계대표팀은 그 동안 일부 종목에서만 메달을 획득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이니만큼 보다 많은 종목의 대표선수들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총 메달 수 17개라는 역대 최다 메달수를 기록하였고, 특히 불모지라고 여겼던 봅슬레이, 스켈레톤 등의 썰매 종목에서 아시아 국가로서는 사상 첫 메달을 수확하는 등 그 동안 비인기 종목이라 여겨졌던 종목에서 값진 메달을 많이 획득하여 국민들에게 감동과 환희를 주기에 충분하였다. 컬링 종목에서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고, 여자대표팀은 은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리고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전통적으로 강한 종목과 설상종목 최초의 스노보드 메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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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오픈 4인승 4차 주행에 출전한 한국 원윤종, 서영우, 김동현, 전정린이 주행을 마친 뒤 환호하고 있다.

  

그리고 1년이 흘렀다. 201176, 3수 끝에 평창이 개최지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다. 그런데 평창올림픽 개최는 무엇을 위해? 그리고 누구를 위해 이토록 노력을 한 것일까? 과거 스포츠 대회 개최는 경제 활성화, 국가브랜드 이미지 제고, 첨단 산업 발전의 촉진 등의 이유로 많은 국가 및 도시에서 서로 경쟁을 많이 하였다. 그러나 어느 시점인가부터 긍정적 개최효과와 더불어 부정적인 문제점 역시 많이 표출된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2010 캐나다 벤쿠버동계올림픽을 보면 정확한 통계자료는 사실 어렵겠지만, 10$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과 더불어 대회 후 경기장 사후 관리에도 많은 문제점을 나타냈다. 다음 대회인 2014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 역시 5천만$의 경제적 적자에 막대한 유지 비용으로 인하여 대회를 개최했던 지역이 거의 폐쇄가 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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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개회식때 남한측 대통령 내외와 북한측 대표단이 함께 자리한 모습. 

  

이처럼 많은 우려와 실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바로 철저한 준비 없이 시작되는 스포츠 이벤트의 폐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인프라 투자에 비해 얻는 이득을 매우 작다는 평가와 함께 자연 파괴, 시설 활용 방안의 무계획 등의 이유로 최근 많은 국가들의 도시에서는 주민투표를 통해 개최 후보지 도전의 전제를 만들고 있다. 독일의 뮌헨, 스위스의 시옹 그리고 2026년 캐나다 캘거리시에서도 최근 주민투표를 실시하였는데 56%가 반대를 하여 개최가 무산될 위기에 있다. 캐나다 사람들의 특성상 동계 스포츠를 매우 좋아하는 성향을 가졌음에도 벤쿠버의 아픈 기억이 이런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그럼 우리는 과연 어떠한가? 1년이 지난 지금 이런 문제점들이 없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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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이후 스키점프대는 사용을 못하고 있다.

 

겉으로 보여진 평창올림픽은 국내, 외에서 모두 성공한 올림픽이라는 찬사가 쏟아졌었다. 특히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단일팀과 공동 입장은 스포츠를 넘어서는 강력한 평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대회 도중 불거진 팀 추월 경기에서의 선수들 간의 불화, 이후 체육계 미투, 컬링 지도자 비리, 귀화 선수들의 한국 이탈 등의 그늘이 드리워졌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기적 같은 메달을 따낸 썰매종목은 대회가 끝난 후 훈련장소의 유지 문제로 국내에서 훈련을 하지 못하고, 지원조차 받지 못해 훈련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올림픽이었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스키경기장 건설을 위해 파괴가 심했던 가리왕산의 복원은 환경부와 산림청이 적극 나서고 있지만, 강원도와 정선군은 일부 시설을 존치하자는 의견으로 아직도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하키센터,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 등은 아직 운영 주체가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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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주체가 정해지지 않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모습.

  

이런 폐단이 계속 반복되는 이유는 뭘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개최지 선정을 위해 준비했던 주체와 실제 이벤트를 운영한 주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책임 소재에 대한 부분이 애매해 지기 때문이다. 또한 일단 유치하고 보자는 식의 사후 활용 계획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경쟁적으로 이벤트 유치에만 관심을 갖는 것에도 이유가 있다. 실제 2002년 월드컵 당시도 성공적인 이벤트라 평가받지만,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이 미비하여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경기장이 매년 적자 운영에 허덕였다. 이를 알고 있는 대회 주체자라면 개최를 위해 노력하기 이전에 철저한 사후 계획까지도 당연히 고려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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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기간에만 사용하려고 환경파괴를 감수하고 만든 경기장 건설은 이제 지양해야할 정책이다. 

 

이제는 무분별한 스포츠이벤트 개최를 제도적인 차원에서 규제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사전, 사후 계획과 재정적 지원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개최를 진행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서 단 보름동안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지속적으로 세금을 충당하여 관리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향인지를 반드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사후 방안들은 현인들의 지혜를 모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를 짓고, 앞으로는 파사현정(破邪顯正: 삿된 것을 부수고, 바른 것을 세우다.)의 마음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길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기원해본다. (김진국 전문기자/navyj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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